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대차·포스코, '그린수소'에 꽂힌 이유…다 같은 수소가 아니다


입력 2020.12.15 06:00 수정 2020.12.14 15:19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수소 생산과정서 이산화탄소 배출 없어야 '친환경 그린수소' 인정

포스코, '그레이수소→블루수소→그린수소' 단계적 확대 비전 발표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자료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가 그린수소 사업화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기후위기 극복에 기여하고 글로벌 수소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이 수소 관련 사업을 확대하거나 새롭게 뛰어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차를 통해 주도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선 이후 다른 기업들도 수소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수소에 주목하는 것은 미래 대체에너지 시스템에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는 사용 중 대기배출물이 거의 없고, 같은 무게의 화석 연료보다 3배에 가까운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


문제는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경우 엄밀하게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라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석유 등 화학공정 중 발생하는 '부생수소'와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개질(추출)하는 '개질수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방식으로 1t의 수소를 생산할 경우 평균 10t 정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에 유럽연합은 수소의 생산방식에 따른 친환경성을 구분하기 위해 2016년부터 '그린수소 인증제도'를 도입했으며,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많은 순으로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구분하기로 했다.


그레이-블루-그린 수소 개념도 ⓒ포스코

그레이수소는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높은 부생수소와 개질수소가 속한다. 현재로써는 대량 생산이 용이하고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점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수소 생산 방식이다.


블루수소는 천연가스와 이산화탄소 포집설비를 이용해 생산되는 수소다. 화석 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한다는 점은 그레이수소와 동일하지만, 블루수소는 이때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지하에 저장하는 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그레이수소보다 적다.


그린수소는 전기화학반응을 이용한 '수전해 기술'로 물을 분해해 생산되는 수소를 의미한다. 수전해 기술을 사용하면 수소와 산소만 생산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전해 기술에 사용되는 전기가 화석연료 등으로 발생한 경우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수전해 기술사용과 함께 재생에너지 발전 방식으로 생산된 전력을 이용해야만 그린수소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만큼 현 단계에서는 생산단가가 비쌀뿐더러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포스코는 단계적으로 수소 생산능력을 늘려가는 동시에 생산 과정도 청정화 하겠다는 '그린수소' 사업 모델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지난 13일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 비전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를 이용한 연간 7000t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t로 늘리고, 2030년까지 블루수소를 50만t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그린수소 사업모델 그래픽 ⓒ포스코

포스코는 이와 함께 그린수소 생산·운송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술 협력을 진행해 2040년까지 그린수소 2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제를 완성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의선 회장 체제 출범이후 수소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그린수소' 생태계 구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 10일 새 4대 미래사업 전략을 발표하며 그 중 하나로 수소에너지 솔루션을 지목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새만금개발청, LG전자 등과 '그린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공동연구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간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 방안을 모색하고,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정귀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각국 정부의 이산화탄소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온실가스 배출 절감 및 친환경 사업구조로의 전환은 이제 국가 경쟁력 확보와 기업생존의 문제가 됐다"며 "정부는 탄소중립과 시장성 확보를 위해서 그린수소에 대한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