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부문, 여수 NCC 재가동·증설 및 ABS·PVC 등 호조로 실적 확대
첨단소재 부문, 양극재 투자 및 OLED·EP 수요 증가로 외형 성장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떼어 낸 LG화학이 내년 매출 20조원 달성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공학 등 각 사업부문별 생산능력을 제고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명실상부 '글로벌 톱5 화학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달 1일자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전지사업부)을 제외한 내년도 사업 매출 잠정 목표치를 20조원으로 설정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의 전 사업부문 경쟁력 제고로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석화 부문에서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 NB라텍스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도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투자 등이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화학은 올해 초 연간 매출 목표치를 35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중 분사한 전지 사업(15조원)을 제외하면 20조3000억원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석유화학 부문에서 15조7000억원, 첨단소재 부문 4조7000억원, 생명과학 등에서 1조3000억원이다.
올해 3분기 누계으로 LG화학은 3개 사업부문에서 매출 12조9438억원을 달성했다.
석화 부문은 등 주력 제품들의 시황 호조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순항' 가도를 달리고 있다.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은 10조1751억원이다.
4분기의 경우, 여수공장 나프타 분해설비(NCC) 화재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쳤지만 업계는 ABS, PVC(폴리염화비닐), NB라텍스 등의 수요 증가가 NCC 부문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명과학/팜한농 등 부문에서도 당초 설정한 매출 목표(1조3000억원)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3분기 누계 매출은 1조926억원이다. 꾸준한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해외 사업 기반 강화로 4분기에도 긍정적 성과를 기대중이다.
다만 첨단소재 사업부문의 경우 올해 2분기 유리기판 사업 중단 및 LCD 편광판 사업 매각으로 올해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LG화학은 첨단소재 부문에서 올해 4조7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기대했다. 3분기 누계 첨단소재 부문 매출은 관련 사업 매각 등의 영향으로 1조6761억원에 그쳤다.
내년에도 LG화학은 각 사업 부문별 목표치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화 부문에선 NCC, ABS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중이며, 첨단소재 부문 역시 양극재 설비 증설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석화 부문, NCC 정상화 및 ABS·PVC 호조 기대
먼저 석화 부문은 에틸렌을 생산하는 여수공장 NCC가 1월 중순 이후 재가동된다. LG화학은 여수공장 생산 정상화와 함께 내년 안으로 80만t 생산능력을 확충한다는 계획으로, 완공 시 여수공장 NCC 생산능력은 총 200만t 규모로 늘어난다.
다른 NCC 설비를 갖춘 대산공장(130만t)과 합산할 경우 총 330만t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에틸렌은 가격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시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내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력제품 중 하나인 ABS 역시 '순항'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팬데믹 여파가 하반기까지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면서 TV, 냉장고, 청소기, 노트북 등 가전 수요가 반등한 영향이 크다. ABS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하고 성형성도 우수해 가전제품에 주로 활용된다.
해외 주요국의 정책 변화도 한 몫 하고 있다. 앞서 중국은 지난 7월 오토바이 운전자에 헬멧·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하는 '일회일대' 정책을 시행했다. 헬멧 등 관련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 ABS 가동률은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의 글로벌 ABS 생산량 규모는 총 200만t 체제(점유율 25%)로, 올해 3분기 기준 석유화학 부문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2%다. 최근 ABS 가격이 오르고 판매도 증가하면서 뚜렷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창호, 바닥재 등 건축 내외장재로 쓰이는 글로벌 PVC(폴리염화비닐)도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의료용 장갑 등으로 쓰이는 NB라텍스 역시 코로나 특수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LG화학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에 연산 10만t 규모의 NB라텍스 설비를 현재 신설중이다. 완공 시 국내 생산능력(여수 17만t)과 더해 연산 27만t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게 된다.
이 외에 배터리 양극재 소재로 쓰이는 탄소나노튜브도 내년까지 1200t을 증설한다는 방침으로 생산 규모는 총 1700t으로 늘어나게 된다.
첨단소재 부문, 양극재 및 OLED 등 공격적 투자
첨단소재 부문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겨냥, 양극재 생산설비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장쑤성 우시에 양극재 공장을 연간 4만t 규모로 설립했으며, 지난 10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중이다.
여기에 올해 말부터 청주 양극재 공장(연산 3만t 규모)의 생산량을 두 배로 확대하는 공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까지 투자를 목표로, 완공 시 청주 공장의 생산능력은 6만t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연산 6만t 규모의 구미 양극재 공장도 내년부터 착공한다.
이 외에 대형 TV 등 가전 수요를 겨냥한 OLED 재료, 자동차 내외장재로 쓰이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등에서도 매출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과학 부문에선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신약파이라인 확대, 미국 현지 임상 등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사업들에서도 매출 증대를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 사업 기반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투자 확대, 외형 성장 등에 힘입어 내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에 보낸 사내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기본기는 더욱 튼튼해졌고, 기존 사업의 수익성은 높아지고 있다"면서 "제2, 제3의 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더욱 더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27조1117억원으로 이중 석유화학 14조9930억원, 전지 8조3503억원, 첨단소재 2조3370억원, 생명과학 등에서 1조4314억원을 달성했다. 전지 사업을 제외한 사업부문 합산 매출액은 18조761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