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회의서 전문가 '백신 확보' 두번 강조했는데
'문대통령 靑참모 질책' 보도에 "남 얘기 하듯"
"그렇다면 지시 이행 않은 참모를 경질할텐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백신 사와야"
국민의힘이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미온적이었다가 '백신 위기'를 자초한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의 불만이 높아가자 이를 대변해 질타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백신 위기'에 내각과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했다는 보도에 야권에서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며, 대통령이 이 사태에 대해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하고 백신 확보 총력전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화상으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백신이 언제 공급될지인데, 대통령이 (백신을 왜 확보하지 못했냐며) 참모들을 질책했다는 보도가 나오니까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며 "백신 확보는 대통령의 일이지, 구름 위에 앉아 남의 얘기 하듯 유체이탈 화법으로 할 얘기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지시를 몇 차례나 했는데, 진척이 없다가 이런 상황까지 만들었느냐"는 취지로 청와대 참모들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세균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정부의 백신 확보에 문제가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문 대통령의 내각과 청와대 참모 질타는 본인의 책임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월과 6월 청와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있는 가운데 방역 전문가가 직접 두 차례나 백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난 2월 2일 청와대에서 열린 방역 전문가 간담회에서 "감염병은 반드시 과학이 승리하게 돼 있다"며 "백신이 있어야 모든 게 해결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간담회가 백신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끝날 듯한 기미가 보이자, 이 교수는 "잠깐만요"라고 제지하면서까지 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6월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도 이 교수는 정책기획위원회 보건의료혁신TF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코로나19 확산 억제 정책만으로는 안 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여) 누르면 환자 발생이 들어가고 (거리두기 단계를) 풀면 (환자가) 생긴다"고 마치 지금의 상황을 미리 내다본 듯한 예견을 하며 "백신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질질 끌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이 국무총리와 참모에게 '왜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냐'고 질책만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이라며 "(그렇다면) 백신 확보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참모를 즉각 경질하라"고 압박했다.
文 "새해 R&D 예산이 백신 마중물" 발언도 질타
유승민 "달나라 대통령만이 할 법한 동문서답
국민 '백신 언제 맞냐' 묻는데 '개발하겠다'?"
이종배 "마중물이 아닌 구정물 뒤집어쓴 상황"
문 대통령이 전날 새해 예산에 R&D(연구개발) 예산이 27조4000억 원에 달한다며, 이게 백신 개발에 투입돼 "코로나 극복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서도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이종배 의장은 "당장 코로나가 국민 생명을 앗아가고 고령자가 확진돼 생명을 잃을 위협에 처하기도 하며, 일자리를 잃고 장사가 안돼 가게 문을 닫는 국민도 늘어나고 있는데, 대통령은 내년 R&D 예산이 역대 최고라며 백신 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며 "이 정부의 백신 무능에 국민은 마중물이 아니라 구정물을 뒤집어쓰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야권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SNS를 통해 "지금 국민들은 '백신을 언제 맞을 수 있느냐'고 묻는데, 대통령은 '국내에서 개발할테니 기다려라'고 말하는 것이냐"며 "달나라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동문서답"이라고 성토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언젠가 국내 과학기술로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면서도 "이미 전세계 30개국이 올해 안에 백신 접종을 시작해 코로나 종식을 향해 가고 있는데, 우리는 국내 개발을 기다리라는 것이냐. 백신을 만들 능력이 안되면 빨리 백신을 사오는 판단력이라도 있어야 국민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백신 위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야당이 불안을 부추긴다"며, 해외 백신 접종 사례 중에 극히 일부인 안면마비 증상 등을 되레 부풀리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강하게 맞받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의 지도부가 언론과 야당이 백신에 대한 불안을 부추긴다고 하는데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며 "외국에서 안면마비 현상이 왔다고 백신 불안감을 조성한 것은 여당 지도부"라고 받아쳤다.
이종배 의장은 "여당은 백신 접종이 해외보다 늦다는 점을 지적하는 언론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지적하는 등 구태정치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며 "책임정치는 커녕 '책임전가 정치'를 하는데 국민은 환멸을 느낀다. 남탓할 에너지가 있다면 그 에너지를 백신 확보에 쏟으라"고 규탄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백신 확보 실패를 실패라고 인정하지 않고 어떻게든 국민을 속이려고 대통령·총리·장관·여당이 만드는 말들이 앞뒤가 안 맞는다. 국민을 바보로 알지 않으면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생뚱 맞은 동문서답이나 할 때가 아니라, 백신 확보 실패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총력을 다해 백신을 사오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