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위주 고가 시장에서 중국 저가 제품 ‘강세’
‘갤럭시버즈 프로’ ‘에어팟3’ 등 신작 경쟁 치열
애플이 대중화를 이끈 무선이어폰 시장이 중국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과 애플·삼성전자 등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양분됐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저가 제품이 강세를 보이면서 압도적 우위에 있던 애플은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내년에는 무선이어폰 시장 규모가 더 확대되면서 1~3위 업체인 애플과 샤오미, 삼성전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은 내년 1분기 신규 무선이어폰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1월 신규 스마트폰 ‘갤럭시S21’ 언팩(공개) 행사에서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를 함께 선보인다.
갤럭시버즈 프로는 음질이 개선되고 지연시간이 줄어드는 등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의 말소리를 감지하고 미디어 볼륨을 낮춰주는 음성 감지 모드가 추가될 예정이다. 인이어 형태에 소음억제(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이 탑재되며 가격은 199달러(약 22만원)로 예상된다.
케이스 배터리 용량은 500밀리암페어시(mAh)로 갤럭시버즈 라이브(472mAh)보다 커졌다. 이어버드의 배터리 용량은 60mAh로 전작과 동일하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케이스로 충전할 경우 최대 22시간, 이어버드 사용시간은 6시간이다. 색상은 바이올렛·실버·블랙 3종이다. IP68 등급 방수를 지원한다.
애플은 3월 중 ‘에어팟2’를 계승한 ‘에어팟3’를 출시할 전망이다. 에어팟2처럼 ANC는 탑재되지 않았지만, 생김새는 오히려 ‘에어팟 프로’처럼 인이어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차기 제품에 에어팟3가 아닌 ‘에어팟 프로 라이트’라는 이름이 붙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는다. 가격은 ANC 등이 빠진 만큼 249달러보다는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출시설이 맞다면 애플은 약 1년 5개월 만에 무선이어폰을 출시하는 것이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에어팟 프로를 출시한 뒤 신제품을 내놓지 않다가 최근 71만9000원에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를 출시했다.
올해 점유율을 대폭 늘린 샤오미는 내년에도 중저가 제품으로 승부를 건다. 샤오미는 올해 ‘미 트루 와이어리스(TWS) 베이직 2(1만8800원)’과 ‘미 TWS 이어폰 2 베이직(3만2800원)’ 등을 출시했다.
긴 사용시간과 부담없는 가격 등 가성비로 호평을 받으며 올해 3분기 전 세계 무선이어폰 시장 점유율 13%로 2위를 기록했다. 애플이 29%로 전년 동기 대비 6%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억2000만대 수준인 무선 이어폰 시장은 내년 3억7000만대, 2022년 6억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기본 구성품에서 유선이어폰을 제외하면서 시장 규모는 더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당분간 중저가 제품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ANC 성능을 끌어올린 신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을 얼마나 빼앗아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