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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카디즈 진입…중국 '해명' 수용한 한국, '도발적 작전'이라는 미국


입력 2020.12.24 04:00 수정 2020.12.23 21:3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동맹 방위 약속 굳건"

中·러, 美日 연합훈련 맞대응 나선 듯

동맹 균열 노린 조치라는 해석도

지난 2017년 한국·미국 공군이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공군

미국이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중국·러시아 군용기 19대가 진입한 것과 관련해 '도발적 작전'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건 발생 당일 전투기까지 출격시킨 한국 정부가 "연합훈련 일환"이라는 중국 정부 해명을 그대로 수용한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2일(현지시각) 중·러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과 관련해 "미국은 최근 진행된 도발적인 공군작전과 관련해 동맹인 한국과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동맹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며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려는 시도를 막을 것이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날 '죽음의 백조'로 일컬어지는 B-1B 폭격기를 남중국해에 1시간 넘게 전개하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미국 공군 B-1B 폭격기가 이륙하고 있다(자료사진). ⓒ미국 공군 홈페이지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2일(한국시각) 중·러 군용기 19대가 동해 카디즈에 진입한 뒤 이탈했다며 "중·러 연합훈련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은 "중국 군용기 4대는 순차적으로 이어도 서방에서 카디즈에 진입했다"며 "이 중 2대는 울릉도 동방 일대를 지나 카디즈를 이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이전 한중 직통망을 통해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정보교환을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용기 15대는 순차적으로 카디즈 북방에서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찹은 해당 군용기 중 2대가 독도 동방에서 카디즈를 이탈했다가 역경로로 재진입해 독도 동북방으로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아울러 군 당국은 중·러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전 전투기를 비상 출격시켰다고 밝혔다. '격추'까지 가능한 영공 침범과 달리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적 효력이 없어 대응 출격 외에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다.


중·러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행동'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일본과 동해(일본해)·남중국해 일대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맞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좁게는 미국과 중국이, 넓게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각축전을 벌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악조건'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前 주한미군사령관 "동맹 공조 논의해야"


일각에선 중·러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이 한미일 군사 공조 가능성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해 7월 러시아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해 한·일 군용기가 긴급 출격한 사례를 언급하며 "중·러가 동북아시아 내 미국의 동맹구조에 균열을 야기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중·러가 한·일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독도 인근을 비행하며 미국이 바라는 동맹국 간 군사 공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중·러가 한·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기회를 악용할 수 없도록 "동맹 간 공조 방안에 대해 실질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공식별구역 침범 사건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미국의 동맹들이 어떻게 대처할 필요가 있는지를 시사해준다"고 부연했다.


중·러가 동맹 균열을 꾀하지 못하도록 한미일 군사 공조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독도경비대가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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