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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다시 뛰는 스포츠⑥] ‘18일 선거’ 실망 준 대한체육회, 새해는 희망 줄까


입력 2021.01.03 01:00 수정 2021.01.02 22:08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현 집행부에 대한 실망 속 ‘이기흥 대 반 이기흥’ 구도

대한체육회장 선거 앞두고 단일화 실패 여파로 ‘혼탁’ 우려

IOC 바흐 위원장-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대한체육회

'체육 대통령’을 세우는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올해 치러진다.


올림픽 사무관장과 아마 스포츠 단체를 총괄 지도하는 대한체육회의 회장은 연간 4000억원의 예산을 주무르며 임기 4년 동안 대한민국 체육과 체육인들의 명운을 책임진다.


초읽기에 돌입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재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회장에 맞서 강신욱 단국대 교수,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이 최종 후보로 등록해 4파전으로 압축됐다.


4년 전 통합체육회 첫 수장이 된 이기흥 후보는 총리실 산하 국가체육위원회 구성과 학교 체육 정상화 등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4선 의원 출신 유 후보는 체육청 신설과 체육인 인성교육 강화를 공약으로 걸었다.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지낸 강 후보는 체육계 폭력 및 성폭력 근절 등을 내놓았다. 장영달 명예총장이 후보 등록을 포기하면서 갑작스럽게 출마한 이 의장은 2032 남북올림픽 공동유치 공약을 내걸었다.


해묵은 갈등인 KOC(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쟁점의 재료가 되고 있는 스포츠 혁신안 등 굵직한 스포츠 현안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가 결정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대형 사건이 터진 직후 치러지는 선거라 체육계 안팎의 관심 또한 크다.


과열이 삼켜 버린 희망?


이기흥 회장은 지난 4년 대한체육회장을 지내 높은 인지도와 두꺼운 고정 지지층을 확보했지만, 체육인 인권 방치와 정부와의 대립각은 약점으로 꼽힌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조재범 전 코치의 성추행 사건과 트라이애슬론 고 최숙현 사망 사건 국면에서 낡은 시스템에 갇힌 대한체육회는 실망만 안겼다. 성폭력, 따돌림, 폭력 등 선수가 벼랑 끝으로 몰렸을 때 인권을 보호하고 대표해야 할 대한체육회는 무능과 무책임이라는 질타를 들었다.


고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 ⓒ 이용 의원실

도전하는 후보들은 이런 약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현 집행부인 이기흥 회장에게 활을 겨누고 있다. 자연스럽게 선거 구도는 ‘이기흥 회장 대 반 이기흥’으로 짜였다.


올해 개최를 목표로 한 7월 도쿄올림픽과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이 회장의 우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후보 3명의 단일화가 중요한데 이 의장이 하루 간격으로 두 차례나 입장을 번복하고 후보 등록을 하면서 후보가 난립하게 됐다.


단일화 실패 여파로 오는 18일 치러지는 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과열되고 혼탁해지고 있다. 후보자격 시비와 후보 대물림 논란, 단일화 실패에 따른 거친 파열음이 터지면서 벌써부터 선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책 대 정책’ 양상을 띠어도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어려운데 벌써부터 여의도 정치판의 행태를 보인다면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대한민국 체육게를 이끌어나갈 인물을 고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체육계에서도 “공분했던 국민들도 이번 선거에 큰 관심을 보내 감시의 기능을 해야 대한체육회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변화와 개혁의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체육은 비단 체육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함께할 때 빠른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체육계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암울한 현실을 겪고 있다. 한국체육은 20세기 국위선양의 ‘스포츠 강국’에서21세기 모두를 위한 ‘스포츠 선진국’으로의 대전환을 꾀하는 중대한 시점에 서있다. 오는 18일 희망이 피어오를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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