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제네시스, 볼륨차종·전기차 등 다양한 신차 출시
중견 3사는 약세…르노삼성은 신차 계획 전무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볼륨 차종(수요층이 넓은 차종)의 모델체인지 타이밍이 겹치는 ‘신차 골든사이클’에 힘입어 내수 시장에서 선전했다.
새해에도 볼륨 차급에서 다양한 신차들이 출격 대기하고 있어 내수 시장을 부양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첫 스타트를 끊을 신차는 제네시스 GV70이다. 이미 지난달 8일 온라인 공개에 이어 22일 계약에 돌입한 GV70은 계약 첫 날 1만대를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이달부터 인도를 개시해 새해 첫 신차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번째 SUV이자 첫 번째 중형 SUV인 GV70은 빼어난 디자인과 고성능, 첨단 편의·안전사양을 갖추고 상위 차급인 GV80에 비해 낮은 진입장벽으로 제네시스의 새로운 볼륨모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기함) 세단 G90도 이르면 올해 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출시된다. 지난 2015년 기존 에쿠스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과 함께 EQ900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풀체인지된 이 차는 2018년 11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되며 다른 형제들과 통일성을 갖춘 G90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새로 출시되는 G90 풀체인지 모델은 에쿠스 시절의 ‘사장님차’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수입 프리미엄 대형 세단들과 정면승부를 펼칠 만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 1년여간 K5, 쏘렌토, 카니발 등 볼륨 차종의 풀체인지 모델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신차 골든사이클 효과를 제대로 본 기아자동차는 올해도 비장의 무기들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엠블럼 변경과 함께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잇달아 투입해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우선 상반기 준대형 세단 K7 3세대 모델을 선보여 현대차 그랜저의 독주 견제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K7의 차체 크기와 사양, 동력성능을 업그레이드한 K8으로 출시해 그랜저와 차별화되는 수요층을 겨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의 대표 볼륨 모델 중 하나인 준중형 SUV 스포티지 5세대 모델도 올해 중 출시된다. 지난해 히트작인 쏘렌토와 닮은꼴 외양을 갖출 것으로 보이는 스포티지는 가솔린, 디젤과 함께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는 스타렉스 후속 모델인 ‘스타리아’를 올 상반기 중 선보인다. 지난 2007년 이후 무려 13년간 풀체인지가 없었던 스타렉스를 단종시키고 새로운 차종으로 대체한다는 전략이다.
스타리아는 기존 포터와 플랫폼을 공유해 승합차로 분류되던 스타렉스와 달리 기아차 카니발의 플랫폼을 사용해 편안한 승차감을 갖춘 미니밴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형 상용차’였던 현대차 내 차종 분류도 ‘RV’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내 완성차 3사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전기차 모델들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 E-GMP를 처음으로 적용한 아이오닉5를 출시한다. 콘센트카 ‘45’를 기반으로 한 준중형 CUV(다목적차량)인 아이오닉5는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시 18분 안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제네시스와 기아차 역시 E-GMP 기반 전기차 JW(프로젝트명)와 CV(프로젝트명)를 각각 올해 중 출시한다. 제네시스는 G80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전기차 등 파생 전기차 모델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한국GM의 경우 올해 라보와 다마스 단종과 함께 전체 라인업을 쉐보레 브랜드로 채우게 된다. 올해 완전 신차와 부분변경 모델을 포함, 4개 차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가 확정된 모델은 순수 전기차 볼트EUV다. 기존 CUV 형태의 전기차 볼트EV의 SUV 버전인 볼트EUV는 넓은 실내공간과 활용성으로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은 볼트EV와 공유하지만 대형 디스플레이와 첨단 ADAS 시스템 슈퍼 크루즈 등을 적용해 고급화할 예정이다.
기존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 본사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차종도 더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풀사이즈 SUV ‘타호’를 비롯, 트레일블레이저의 형님 격인 ‘블레이저’, 콜로라도보다 더 큰 사이즈의 대형 정통 픽업트럭 ‘실버라도’ 등이 검토 대상이다.
경영난으로 회생절차 유예 상태인 쌍용자동차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한 2월 28일 이전에 새 투자자 유치 등으로 위기를 넘길 경우 상반기 중 자사의 첫 전기차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첫 준중형 SUV 전기차인 E100은 코란도를 기반으로 한 넓은 차체에 LG화학의 고성능 배터리팩을 탑재해 1회 충전 주행거리 480km 수준을 확보해 넓은 수요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쌍용차는 이밖에도 기존 차량의 상품성 개선 모델 및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2종가량 출시해 신차 부족을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XM3를 출시해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던 르노삼성은 올해는 풀체인지나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지 않다. SM6와 QM6 등 주력 차종들이 모두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를 마쳤으며, 르노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던 QM3도 2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교체하며 캡처로 이름을 바꾼 상태다.
대신 기존 차종의 연식 변경과 함께 사양을 다양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신차 부재에 따른 핸디캡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