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 69.98% 찬성…2대주주 국민연금 반대에도 통과
3월 중순까지 시너지 극대화…PMI 차질 없이 마무리
LCC 등 항공산업 재편에도 속도…M&A로 위기 극복
대한항공이 6일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변경을 의결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사의 빅딜이 가시화된 만큼 저비용항공사(LCC)를 비롯한 항공산업 재편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개정 안건을 상정해 이를 통과시켰다.
임시 주총에서는 대한항공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총수 1억7532만466주 중 55.7%인 9772만2790주가 출석했으며 이 중 찬성 69.98%로 정관 일부개정 안건이 가결됐다. 2대 주주인 국민 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의결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앞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제1차 전문위원회’를 개최하고 정관 변경 승인 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오는 3월 중순으로 예정된 2조5000억원 수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하게 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기업결합신고 완료시점에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유상증자에는 한진칼도 7300억원을 투입하며 대한항공은 대금 중 4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에 중도금으로 납부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3일 아시아나항공에 한진칼로부터 대여한 8000억원 중 3000억원을 인수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14일까지 국내외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제출하고 3월 17일 전까지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에 대한 실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중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기획·재무·여객·화물 등 분야별 워킹그룹으로 이뤄진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이처럼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항공사의 결합이 속도를 내면서 업계에서는 항공산업 재편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CC 역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산업구조 재편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 이전 LCC M&A가 잇달아 무산됐던 만큼 재편 의지도 어느 때보다 뜨겁다.
3사간 합병으로 메가 LCC가 탄생하면 나머지 항공사들간 M&A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산업 재편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봐야 알겠지만 대형사의 통합에 속도가 붙으면서 LCC를 비롯한 항공산업 전체 재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M&A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