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74.4% 교체
북한이 5년 만에 제8차 노동당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집행부의 74.4%가 물갈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당대회 집행부는 5년 전과 동일한 39명이지만 29명이 교체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킨 인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최룡해 △리병철 △김덕훈 △박봉주 △리일환 △김영철 △최부일 △오수용 △최상건 등 총 10명이었다.
새롭게 집행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 중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두 사람은 모두 정치국 후보위원이기도 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8차 당대회 집행부는 당 정치국 구성원들이 전원 포함되는 등 현재 기준 당 서열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여정·조용원도 당 정치국 후보위원 자격으로 집행부에 포함되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대회 안건으로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며 "조직·인물 등 관련 동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행부 면면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이 군부 인사보다 행정·경제 인사를 중용하고 있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당대회 개회사를 통해 "경제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밝혔음에도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 경제 분야 인사들을 주석단 맨 앞줄에 배치했다.
반면 군 최고 정치기관인 총정치국은 위상 하락이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차 당대회 당시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바로 옆자리에 앉혔지만, 이번엔 자신의 왼편으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박정천 총참모장 △최부일 당 부장 다음에 김수길 총정치국장 자리를 마련했다.
우리의 국정원장 격인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권력 중심부에서 멀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정 보위상은 김여정·조용원 당 제1부부장과 함께 주석단 둘째 줄에 앉았다. 김 부부장과 조 부부장이 정치국 후보위원인 점을 감안하면 옆자리에 앉은 정 보위상 역시 후보위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정 보위상은 북한이 최고 수준의 코로나19 방역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탈북민의 개성 재입북 사건 등이 발생한 책임을 지고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의 경제 중시 기조는 당대회에 참여한 대표자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전국 각급의 대표자 구성의 경우 지난 당대회 당시 719명이었던 군인 대표는 408명으로 줄었다. 반면 행정경제부문 대표는 423명에서 81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