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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이동원 PD가 담담히 밝힌 '정인이 사건' 취재 이유


입력 2021.01.07 15:11 수정 2021.01.07 18:41        박정민 기자 (Grace5@dailian.co.kr)

"정인이 사건 제보 메일 200건 넘게 들어와"

너무 끔찍해 방송에서 공개 못 한 사진도

"여러 살인 사건 많이 봐왔지만…" 말 잇지 못해

"다신 일어나선 안될 일" 강조

'그것이 알고싶다' 이동원 PD(왼)ⓒSBS 캡처

지난 2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 16개월 아동 학대 사망 사건,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보도된 이후 사회적 반향이 뜨겁게 일고 있다.


방송 후 온라인 상에서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되고 있고 법원에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 쓰기 운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는 법 개정 운동도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그것이 알고 싶다' 이동원 PD가 7일 SBS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정인이 사건'을 취재한 후기를 풀어냈다.


이 PD는 "처음에는 취재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사건 발생 직후 언론에 많은 보도가 있었고 궁금한이야기Y에서도 두 차례나 다뤘기 때문에 저희가 할 역할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인이 사건과 관련된 제보 메일만 200여건이 들어와 있었다. (먼저) 하루 정도 1~2명을 취재했는데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엄청나게 있어서 (취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인이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게 된 것과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저희가 정말 회의를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좀 당황했던 건 너무나 많은 신체 부위들에 학대 정황, 상처가 있었고 방송에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얼굴을 가린다고 하면, 상처 부위를 보여줘야 하는데 합하다 보니까 얼굴 대부분이 완성이 되더라"고 설명했다.


정인 양이 안치된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적고 있다.ⓒ(연합뉴스)

이동원 PD가 아동 학대 관련 전문가에 자문을 구했더니 교수 등이 '이렇게까지 되면 정보를 공개하는 게 정인이나 사회를 위해서 공개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조언해 줬다고 한다.


이에 사회자가 "공개를 못한 사진도 있겠죠?"라고 질문하자 "여러 살인 사건이나 부검 사진도 많이 봐왔지만 정말 예...너무 예... 생각하기에도 벅찬 그런 사진들이 있었다"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형사나 수사관들도 인간인데 힘들었겠다'는 질문에는 "제가 전해 듣기론 (정인이) 사망 이후 수사관들 중에는 자료들 보면서 많이 우셨던 분들이 있을 정도로 참혹하고 끔찍하고 다시 일어나선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에피소드'(일화) 하나를 공개했다. 그것은 양모가 정인이를 데리고 카페나 식당을 갔을 때 사장님이나 종업원이 '어서오세요' 인사를 하면 '네 안녕하세요. 저 우리 아이 입양했어요'라고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먼저 말했다는 것.


이 PD는 "이런 점을 보면 양모가 '입양한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한편, '정인이 사건' 후속 보도와 관련해서는 "후속편에 대한 많은 분들의 요청이 있다. 계속 취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인데 또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후속 (방송)을 할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Grace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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