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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온건·중도' 행보…이재명 '선명성'과 대비효과


입력 2021.01.11 05:00 수정 2021.01.10 22:02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이재명 '전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에 직격탄

이재명과 차별화로 온건·중도 노선 부각 효과

"편가르기, 선동정치는 민주주의의 적" 주장도

지역·이미지 겹치는 이낙연은 사면으로 주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낙연 경기도지사ⓒ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며 온건한 이미지의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그 상대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선택하면서 대비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 내 새로운 차기 대선경쟁 구도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정 총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의 '지역화폐를 통한 전국민재난지원금' 주장을 정면 반박에 나선 바 있다. 정 총리는 "기존 관행을 벗어난 과감한 발상이 필요하다"면서도 "꼭 필요한 부문에 대한 적재적소의 지원으로 현재의 위기를 헤쳐 나갈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총리는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을 때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실행하기는 쉽지만 효과가 불분명한 방안보다, 실행이 어려워도 효과가 분명한 방안이 있다면 정부는 그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해당 지역민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는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해야 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며 지역화폐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했다.


평소 온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정 총리 답지않은 단호한 어조와 당내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국무총리로써 국정운영 주도권을 잡아가는 한편, 차기 대선 경쟁자인 이 지사를 견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의 한 전략통은 "중도·온건·통합적인 노선은 색깔이 옅고 모호해서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언정 주목되거나 강력한 지지를 받기는 힘들다"며 "한쪽 측면의 확고한 노선을 가지고 있는 이 지사와 대비가 됨으로써 정 총리는 본인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정 총리는 10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을 차별하고 편가르며 선동하는 정치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적었다.


또한 "설득보다 더 쉬운 것이 선동이고, 대화보다 더 쉬운 것이 독단"이라며 "어렵고 힘들지만 더 설득하고 더 대화하며 강퍅한 '우리들만'이 아니라 너나없이 다 함께 잘 사는 나라, 민주주의 모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건에 대한 소회였지만, 상대진영에 항상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이 지사를 향한 발언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선주자인 정 총리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지사의 양강구도를 깨고 구도를 재편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같은 호남지역에 기반을 두고 중도·온건 이미지가 겹치는 이 대표가 사면 논란 등으로 주춤하고 있는 지금이 지지층을 흡수해 부상할 수 있는 시기임은 분명하다.


정 총리는 대선도전을 위해 오는 4월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5선 국회의원에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만큼, 당내 조직력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세균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은 최근 50명 이상으로 규모를 확장해 대대적인 활동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광화문포럼 소속 한 의원은 "민주당 내 대선주자 중 아직 누구도 확실한 승기를 잡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고 본다"며 "아직 본격적인 대선판이 열린 게 아니기 때문에 의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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