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보 공개 ‘동의’하셨나요?…카카오맵, 일부 사용자 신상 노출

‘즐겨찾기’ 목록 추가 과정서 ‘동의’ 기본값 설정

“개인정보 노출 아냐…동의 절차 비공개로 개선”

카카오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맵’.ⓒ카카오

카카오의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맵’을 통해 일부 사용자 신상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이는 개인정보 유출과는 결이 다르다. 카카오가 사용자에게 서비스 관련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기본 값을 ‘허용’으로 설정하면서 불거진 문제로, 무심코 ‘완료’ 버튼을 눌렀다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정보가 외부에 노출될 수 있었던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 언론은 카카오맵을 통해 사용자 개인정보가 새고 있으며, 사용자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부대 이름과 위치를 드러낸 사용자도 있었고, 성매매 업소 리스트를 누구나 볼 수 있는 즐겨찾기 목록으로 해둔 사용자도 있었다. 이는 해당 카카오맵 사용자가 자신의 신상정보를 ‘즐겨찾기’로 설정해놓고 이를 전체 공개로 두었기 때문에 확인 가능한 것이다.

카카오맵에서 최초로 즐겨 찾는 장소를 저장하면 폴더 이름을 입력하도록 돼 있다. 이때 ‘다른 사용자가 구독해 즐겨찾기 목록을 조회하거나, 카카오톡 등의 외부링크로 공유할 수 있다’는 내용의 정보 공개 여부를 묻는 항목이 있다.

이 때 ‘공개 허용’이 기본값으로 돼 있어 자세히 읽지 않을 경우 자신도 모르는 새 방문한 위치 등의 정보를 타인에게 노출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맵’의 ‘즐겨찾기’ 추가 동의 페이지. 카카오맵 앱 화면 캡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친구 공개’가 아닌 ‘전체 공개’로 이용하면 자신의 위치를 ‘태그’한 게시물을 통해 다른 사용자가 내가 방문했던 곳을 확인할 수 있는 개념과 유사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즐겨찾기 폴더는 이용자가 자신이 관심 있는 장소 목록을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기능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와 이용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다른 이용자에게 공개할지 여부를 선택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서비스 동의 기본값을 ‘공개’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장소 정보는 이용자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정보이며, 이를 즐겨찾기한 것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 정보로 보지 않아, 기본값을 비공개로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사용자 개인의 실시간 위치 정보가 아닌, 사용자가 ‘즐겨찾기’로 설정한 위치 정보이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즐겨찾기 폴더 생성 시 해당 기능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으며, 공개·비공개 여부를 설정 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 카카오는 “즐겨찾기 폴더 설정 기본값을 ‘비공개’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작업 중”이라며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네이버지도 웹 버전은 공개가 기본값, 앱은 비공개가 기본값으로 돼 있다. 구글지도 앱은 비공개가 기본값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