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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코로나 터널' 벗어나는데…발목잡는 '노조리스크'


입력 2021.01.17 06:00 수정 2021.01.15 15:32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총파업 손실액 1000억원 웃돌듯…노조는 '2차 총파업' 엄포

코로나 백신에 시황 개선되는데…실적반등 '골든타임' 놓치나

충남 당진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전기로에서 한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던 현대제철이 이번엔 '노조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새해 들어 철강 시황이 개선되면서 업계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지만, 현대제철은 총파업 여파로 실적반등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 산업이 회복되고 각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까지 맞물려 철강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 정부는 탄소 저감 정책 일환으로 올해 조강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중국의 철강공급 과잉이 해소 되면서 전 세계 철강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견인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주 국내 주요 철강제품 가격은 열연제품이 t당 86만원, 냉연제품이 t당 89만원으로 전주 대비 각각 2.4%, 8.5% 상승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국제 철강가격의 강세에 발맞춰 이달에도 제품 유통가를 더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철강업계가 코로나19 터널을 벗어나 모처럼 훈풍을 맞고 있지만 현대제철은 여전히 시름이 깊은 상황이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15차례 결렬되면서 노조가 총파업 강수를 꺼내든 탓이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13일 오전 7시부터 15일 오전 7시까지 총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파업에는 민주노총 소속 현대제철 5개 지회 소속 정규직 직원 8000여명이 전원 참여해 당진·순천·인천·포항 등 주요 공장이 일제히 멈춰섰다.


현대제철 충남 당진공장 전경(자료사진). ©현대제철

앞서 현대제철은 2019년 인천·포항·순천 3개 공장 48시간 파업 당시 생산 손실을 1000억원 규모로 추산한 바 있다. 이번 파업에는 당진제철소도 참여하기 때문에 손실액은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59억원이다. 이는 2018년 영업이익 1조261억원, 2019년 영업이익 3313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이마저도 총파업 손실액으로 날리는 셈이다.


문제는 노사 간 의견차이가 여전히 커 보이고, 노조는 사측이 먼저 양보하지 않으면 추가 총파업 까지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300% ▲노동지원격려금 500만원 ▲교대 수당 2만원 인상 ▲상주호봉 2호봉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환경이 위축된 만큼 정기인상분은 동결하되 경영정상화 추진 격려금 100%와 위기극복 특별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포항지회는 소식지를 통해 "1차 총파업 후 사측의 임단협 추가 제시안과 연장근무 통제 철회가 없다면 이후 총파업의 투쟁 시간은 예측불가"라며 "노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을 동원해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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