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도 지적 "특정 노선 독과점 논란 완전히 해소 못해"
공정위 판단여부 주목 "공정거래법에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해 초대형 항공사로 만들려는 산업은행의 빅딜이 8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마지막 관문으로 통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여부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공정위를 비롯한 9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독과점 요소가 있는지 등을 심사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이번 심사를 최종 변수로 보고, 공정위 심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사 합병에 따른 소비자가 누리는 이득이 크다면 공정위가 독과점으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 등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지만, 업계에선 노선별 점유율로 독과점 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대형 항공사 M&A 관련 이슈와 쟁점' 보고서에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기업결과 심사에서 시장획정과 독과점, 예외인정 사유 판단에 대해 공정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통합항공사의 취항 편수가 많은 미국·일본·중국 주요도시행 국제선 일부 중에선 슬롯 점유율이 38.5%를 크게 상회해 독과점 우려가 존재할 수 있다"며 "공정위는 심사에서 이를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도시 노선은 워낙 경쟁이 극심해 독과점 논란이 생길 여지가 거의 없고 주변 도시도 조정을 거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해외 사례를 보면 항공사 간 기업 결합을 관계당국이 불허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문을 통과하면 항공사 빅딜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 주주총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를 의결했고, 최근 인수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