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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실형에 재계도 외신도 '충격'…"전쟁 중 장수가 사라졌다"


입력 2021.01.18 15:57 수정 2021.01.18 16:0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블룸버그, 로이터,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 "韓최대기업 경영공백 비상"

경제 5단체 "삼성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로 글로벌 경쟁서 뒤쳐질까 걱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국내 재계는 물론 외신들도 삼성의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이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 소식을 전하면서 “코로나19가 미중관계를 보다 험악하게 만들고 글로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스마트폰·소비자 가전 회사의 최상층에 ‘공백(vacuum)’을 만든 선고 결과”라고 평했다.


이어 “삼성의 통상적인 사업은 다수의 관리자(전문경영인)들이 운영하지만 이 부회장의 부재로 인해 대규모 투자나 전략적, 장기적 움직임은 지연되거나 복잡해지게 된다”면서 이 부회장이 지난해 석방된 후 자주 정부 관련 행사와 공공행사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해온 점을 언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0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직 승계는 이 부회장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도 이 회장의 법정 구속에 대해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경쟁업체들을 추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이 부회장은 배제 될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사망한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 과정도 감독하지 못하게 됐다”고 내다봤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삼성은 다시 톱 부재라는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면서 “이 부회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의 경영 톱(수장)이 될 예정이었지만 재수감되면서 한국 최대 기업의 경영자가 정해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경제단체들도 잇따라 이 부회장의 재수감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닥친 경제위기 극복을 이끌어야 할 대표기업의 수장이 사라지며 큰 혼란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전경련은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논평을 통해 이 부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경총은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상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 경제가 코로나19에 따른 산업 패러다임 급변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이 대표기업으로서 신산업을 선점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 부회장의 부재로 위축될 것 같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실형 선고 및 법정 구속 판결이 삼성의 경영 차질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삼성의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면서 “이번 판결로 인한 경제계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을 둘러싼 법정공방을 계기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재도약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 부회장의 구속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내고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경제만 매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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