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수석코치로 2021시즌 항해 시작
우승이라는 뚜렷한 숙제 떠안은 신임 감독
키움 히어로즈가 제6대 감독으로 홍원기(48)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키움 구단은 21일 홍 감독과 계약기간 2년, 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구단 측은 홍 감독이 12년 동안 팀의 코치로 활동하며 선수육성,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특히 선수단 내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어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하는데 적임자라고 평가, 감독 지휘봉을 맡겼다.
홍 감독은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리며,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키움히어로즈는 좋은 선수들, 코치들 그리고 시스템을 갖춘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 팀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올 시즌 목표에 대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꼽은 홍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열정적인 야구를 선보일 것이고, 시즌 마지막 경기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팬 분들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008년 창단한 히어로즈는 KBO리그 팀들 가운데 유일하게 모기업을 배경으로 두지 않고 있다. 창단 초기에는 자금난 부족 등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점차 팀이 안정화가 됐고 남다른 선수 육성 능력으로 성적까지 내며 KBO리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온 바 있다.
하지만 이장석 구단주의 비위 행위와 함께 구단 운영상의 문제점들이 드러났고, 곧바로 히어로즈는 꾸준했던 팀 성적과 별도로 거친 풍랑과 마주해야 했다.
대표적인 자리가 바로 감독직이다.
히어로즈는 초대 이광환 감독(2008년)을 시작으로 김시진(2009~2012), 염경엽(2013~2016), 장정석(2017~2019), 손혁(2020)에 이어 홍원기 감독이 사령탑 자리를 물려받았다.
대부분의 팀들 감독들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사퇴 또는 해임 수순을 밟는 것과 달리 히어로즈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부 갈등으로 인해 자리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2015년 이후 기준으로 살펴보면 키움은 10개 팀 중 가장 많은 4명의 감독들이 자리에 올랐다.
실제로 염경엽, 장정석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기 직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뚜렷한 성과를 냈음에도 자진사퇴 또는 재계약에 실패했고, 지난해 손혁 감독은 역시 정규 시즌 2위를 달리다 갑작스레 사퇴해 모두의 의구심을 자아낸 바 있다.
일단 홍원기 감독은 염경엽, 장정석 전 감독과 함께 구단 내부 승진을 거친 인사다. 앞선 감독들처럼 팀 내부 사정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선수들의 시너지 효과와 잠재력을 이끌어내 꾸준한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전임 감독들이 우승에 도달하지 못하며 롱런하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홍 감독도 성적에 대한 중압감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 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히어로즈서 장수하는 감독으로 거듭날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