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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다자주의' 강조한 시진핑 '외면'…"전략적 인내로 새롭게 접근"


입력 2021.01.26 12:02 수정 2021.01.26 12:5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겨냥해 '보편적 다자주의'를 강조한 가운데 백악관은 전략적 인내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중국 접근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코로나19 대응·기후변화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까지 내비쳤지만, 백악관이 선을 그으며 대중 압박을 예고했다는 평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각) 다자주의를 강조한 시 주석의 '세계경제포럼(WEF) 아젠다 연설'이 바이든 행정부 대응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다고 단언했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전략에 있어 전략적 인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접근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전선에서 중국의 경제적 월권을 중단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고 그렇게 할 가장 효율적 방법은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이라며 "중국과의 관계와 관련해 우리는 (전략적) 인내의 접근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화상으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아젠다 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앞서 시 주석은 WEF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복잡한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탈출구는 다자주의"라며 "우리는 개방성과 포용성을 가져야 하며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 주석은 "국가의 역사·문화·사회 제도 차이는 대결의 이유가 아니라 협력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해야 한다.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협의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힘이 있는 자가 약자를 괴롭히거나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 되고, 다자주의라는 이름으로 일방주의를 행해서도 안 된다"며 "선택적인 다자주의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의 중요한 플랫폼인 G20의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이 민주주의·인권 등 중국을 배제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대중 압박전선을 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G20을 앞세워 운신 폭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G20은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터키 등의 신흥국을 포함하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키로 한 D10(민주주의 10개국)보다 대중 압박 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시 주석은 코로나19 대응과 기후변화 분야에서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가 제시한 '대내외 역점 과제'에 협력할 여지를 남기며 손을 내민 셈이지만, 백악관은 선을 그었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중국은 지금 우리의 안보·번영·가치에 중대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 우리는 일정한 전략적 인내를 가지고 접근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인내'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상징하는 용어로 경제제재 등을 통해 상대를 옥죄며 장기적 관점에서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외교전략을 뜻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국 전략에 있어 동맹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전략적 인내까지 거론함에 따라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대중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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