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76단 제품 양산...기술경쟁력·생산력 갖춰
원가 경쟁력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으로 연내 반등
파운드리 호황...中 설비 이전으로 원가절감 속도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경쟁력 제고로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D램에 치우친 높은 의존도를 해소해 균형잡힌 포트폴리오 경쟁력으로 반도체 강자로의 위상을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29일 오전 진행된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낸드사업은 후발주자로 3차원(3D) 낸드 전환이 느려서 어려웠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128단 기술경쟁력과 양산 전개 속도가 경쟁사 대비 앞서 있고 향후 기술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0월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10조3000억원을 투입해 단행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일시적으로 비용 증가 요인이 있지만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이제부터는 원가 경쟁력에 집중할 시기로 연내 턴어라운드(반등)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인텔 낸드 부문 인수로 일시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있겠지만 단기간에 극복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낸드 시황도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는 축적된 재고 영향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반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낸드 시장은 PC와 게이밍 수요 증가로 올해 전반에 걸쳐 견조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공급사 마진 압박이 투자를 제한해 공급 여력은 계속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해 시황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양산 및 비중 확대에도 나선다.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176단 낸드플래시 제품을 연내 양산하고 지난해 전체의 30%를 차지한 128단 제품은 올 상반기 내로 비중을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확대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8단 대비 생산성이 35% 증가한 176단 제품을 개발 완료한 상태로 128단에서의 성공적인 양산 노하우를 기반으로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컨콜에서 "176단 낸드는 올해 양산을 준비 중으로 연내 양산을 개시할 것”이라며 “고성능·저전력 하이엔드(고가) 모바일을 시작으로 응용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28단 제품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체 생산의 약 30% 비중을 차지했다"면서 "빠른 수율 개선과 안정적 양산체제로 올해 상반기 중 생산물량의 절반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파운드리사업은 회사가 지난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해 독립시킨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맡고 있다.
8인치(200㎜) 제품을 중심으로 파운드리 시장이 활황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원가 절감 차원에서 중국으로의 설비 이전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회사측은 "200㎜(8인치) 파운드리 시장이 활황"이라며 "파운드리 발전은 6인치에서 8인치, 8인치에서 12인치로 진행되는데 12인치 시설투자 비용이 워낙 커서 8인치에서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인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회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 원가 절감이 예상되는 중국(장쑤성 우시 공장)으로 8인치 설비를 이전할 계획”이라며 “당초 천천히 진행하려고 했지만 고객사 요구가 높아져 최대한 빠르게 중국으로 설비를 이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