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넷플릭스 OTT 시장 잠식 전철 밟을까 ‘초긴장’
이통사 제휴로 점유율 확대?…업계 “차별 규제 없어야”
유튜브,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이어 음원 서비스 스포티파이까지 글로벌업체들의 국내 진입이 가속화되면서 토종업체들이 속수무책으로 점유율을 빼앗기는 형국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판도가 국내업체 간 경쟁에서 글로벌 구도로 변화한 만큼, 정부가 해외 사업자에 유리한 차별적인 규제를 없애고 ‘역차별’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스포티파이는 8일 한국 서비스 론칭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국내 사업 계획을 밝혔다. 스포티파이는 음악 추천(큐레이션)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아티스트, 팬, 이용자가 직접 구성하는 수십억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개인의 취향, 기분 및 상황에 맞는 음악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티파이는 기존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을 빼앗기 보다는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요금제는 혼자 이용하는 ‘프리미엄 개인(월 1만900원·이하 부가세 별도)’과 2인 요금제 ‘프리미엄 듀오(월 1만6350원)’ 등을 선보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멜론’과 ‘지니’, ‘플로’ 3개 업체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나눠 가진 3강 구도로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용자 3억2000만명에 유료 가입자 1억4400만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음원 서비스의 등장에 국내업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주요 7개 스트리밍 서비스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멜론(34.14%), 지니(23.10%), 플로(16.23%), 유튜브뮤직(14.39%), 바이브(6.90%), 벅스(3.98%), 네이버뮤직(1.26%) 순이다.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은 이동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한 결합 할인이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스포티파이 역시 국내 이통사와의 제휴를 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통 3사 중 별도의 음원 서비스가 없는 LG유플러스가 스포티파이와의 제휴를 타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LG유플러스가 국내에 처음으로 진입한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통해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한 것처럼 유사한 구조를 따라가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가능성은 열려 있다.
반면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이 형성되는 시점에 진입한 것이지만, 음원 서비스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성숙한 시장이고 기존 유료 이용자도 많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외 사례를 봤을 때 스포티파이가 기술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추천, 대규모 마케팅 등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갈 수 있는 만큼 눈여겨보고 있다”며 “OTT를 비롯한 온라인 서비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어 해외 사업자와 차별적인 규제를 받지 않도록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앞서 언급한 구글 사례처럼 해외 서비스 역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 고지 의무를 강화하고, 구체적인 피해 보상 정책 등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0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서비스 이용 비중이 약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별로 ▲유튜브(62.3%) ▲넷플릭스(16.3%) ▲페이스북(8.6%) ▲네이버TV(4.8%) ▲아프리카TV(2.6%) 순으로 유튜브,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OTT 서비스 점유율이 88.2%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