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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대출 증가에도 연체율 사상최저…'시한폭탄' 터질라 조마조마


입력 2021.02.15 07:00 수정 2021.02.10 15:01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작년 말 은행 연체율 0.28%…기업·가계 모두 하락

코로나대출 유예조치에 따른 착시효과…부실 우려↑

지난해 은행권의 대출자산이 10% 가량 급증했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픽사베이

코로나19 사태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임)’,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더해지면서 지난해 은행권의 대출자산이 10% 가량 급증했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의 정책이 빚어낸 착시효과와 연말 은행들이 일부 부실채권을 정리한 효과가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일시적으로 위기를 넘겼을 뿐 은행들이 안고 있는 부실폭탄은 여전하다며 자칫 감춰졌던 부실 위험이 한꺼번에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28%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국내 은행 연체율은 작년 6월 3.00%로 떨어진 후 6개월 연속 0.3%대를 기록하다가 같은해 12월 0.2%대로 하락했다.


차주별로 봐도 기업대출, 가계대출 연체율이 모두 하락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34%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달(0.28%)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으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36%로 0.10%포인트 감소했다.


이 중 중소법인(0.48%)과 개인사업자대출(0.21%) 연체율은 각각 0.14%포인트, 0.06%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20%로 한달 전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월대비 0.02%포인트 내렸고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0.42%로 전월 대비 0.09%포인트 떨어졌다.


금감원은 초저금리와 대출만기 연장·이자상환 유예가 이어지면서 차주 부담이 크게 낮아졌고 은행들이 분기말 연체채권을 정리하는 분기말 효과가 겹치면서 연체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고,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전월 대비 1조1000어원 증가한 2조1000억원 규모였다.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눌려 가려진 실질 연체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유예조치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대출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나 향후 금융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대출 만기 연장 규모는 116조원, 원금 상환 유에는 8조5000억원, 이자상환 유예는 1500억원에 달한다.


금융딩국은 앞서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작년 9월30일에서 올해 3월 말로 한차례 연장한 데 이어 6개월 재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올해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에서 “전 금융권 만기 연장, 상환유예, 금융규제 유연화 등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는 방역 상황, 실물경제 동향, 금융권 감내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장이 불가피해 보이다”고 밝힌 바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지난달 21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관련 조치가 가급적 올해 말까지 연장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관련 조치를 계속 연장하는 것이 결코 좋은 게 아니다”며 “결국은 부실이 이연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이 조치가 탕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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