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공급' 부동산 공약 대동소이
朴 “기·승·전·다핵도시”…禹 “요술방망이냐”
"민주당다운 후보" 지지층에 호소한 우상호
"행정경험과 성과" 중도층 겨냥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5일 오후 첫 TV토론회를 갖고 공방을 벌였다. 우상호 후보는 민주당 정통성과 친서민을 강조하며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주안점을 둔 반면, 박영선 후보는 자신의 핵심 공약인 '컴팩트 21'을 중심으로 정책을 부각시키는데 방점을 찍었다.
먼저 서울시의 최대 난제인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에 대해서는 각론에 차이가 있었지만, 공공용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보급이라는 점에서 대동소이했다. 우 후보는 "강변도로나 철길 위에 공공주택 16만 호를 보급하겠다"며 "주택시장의 안정은 대규모 공공주택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평당 천만 원의 반값 아파트를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공분양하려고 한다. 이것을 5년 안에 30만 호를 공급하겠다"며 "30년 이상 공공임대주택 단지나 물 재생센터, 용산 정비창 등 서울시 내 버려지고 숨겨진 땅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주도권 토론에서는 상대 후보의 핵심 공약을 검증하며 날카로운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21분 컴팩트 도시' 공약과 관련해 "강남에 직장의 30%, 종로구와 중구에 20%가 집중돼 있는데, 21분이 가능하려면 직장을 옮기거나 집을 옮겨야 하는데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서울시 대전환이 될지 대혼란이 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수직정원에 대해서도 "막대한 국민 세금을 퍼부어 도로를 지하화하고 수직정원을 짓는 게 서민을 위한 것이냐. 절실한 서민들에게 쓰는 게 바람직하다"며 "직장·주택·스마트팜·환경까지 수직정원이 다 해결할 수 있는 요술 방망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랜드마크가 되기보다는 도시의 흉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가 공약한 '강변도로와 철길 위 공공주택 건설'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철길 위를 덮는 것은 예상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며, 강변도로 위 주택건설은 한강에 대한 조망권을 해치고 도시 전체적인 조화도 훼손한다는 것이 골자다.
박 후보는 "한강변 조망권은 공공성 측면에서 중요하다"며 "설계가 잘 된 도시는 강변부터 낮게 집을 짓고 사다리식으로 올라가는데, (우 후보의) 공약은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이라고 했다. 또한 "경부선 지하화는 (철도 이용 문제로) 낮에 공사를 못해 공기가 2~3배로 늘어난다"며 "평당 건축비를 계산하면 생각보다 차이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정적인 차이는 지지 호소 대상에서 나타났다. 우 후보는 '민주진보 정통성'을 강조하며 민주당 지지층에게 어필한 반면, 박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출신의 정책 전문가를 표방하며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 우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 주안점을 뒀다면, 박 후보는 본선 경쟁을 염두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입해서 4선 국회의원이 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단협에 흔들릴 때 노무현 대통령을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을 버리고 많은 정치인이 떠날 때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켰다"며 "가장 민주당다운 사람을 후보로 내세웠을 때 민주당의 경쟁력이 살아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서민의 애환을 잘 이해하고 야당 후보와 차별화할 수 있는, 민주와 진보 역사성을 계승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잘 지킬 수 있는 후보 우상호가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서울시민들이 선택할 때 서울시장 감인가, 능력이 있나, 성과가 있나, 이 부분을 생각하실 것"이라며 "중기부 장관으로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스마트 공장을 만든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장이 된다면 디지털 글로벌 경제수도로서 세계를 선도하는 서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