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저장탱크 핵심소재 '극저온 철강재' 공급 본격화
LNG선 기자재 국산화율↑…조선-철강사 동반성장 가속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핵심 소재인 '극저온 철강재'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LNG선 수주 낭보를 잇따라 전하는 가운데, 우리 기술로 만든 특수 철강재로 LNG선 기자재 국산화율을 높이고, 실적 도약까지 이룰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최근 극저온 상태에서도 견딜 수 있는 '9% 니켈강' 개발 및 성능 검증을 마치고 국내 조선사에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했다.
천연가스는 영하 162도에서 액체상태로 변해 부피가 600분의 1로 줄어든다. 이에 LNG선은 극저온을 유지하는 LNG 저장탱크를 탑재해 천연가스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보관한다.
일반적인 철강재는 극저온에서 부서지는 성질이 있어 저장탱크 소재로 사용할 수 없다. 반면 일반 후판에 니켈 성분을 9% 첨가한 9% 니켈강은 극저온에서도 버틸 수 있어 저장탱크 소재로 주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해외 일부 철강사들만 9% 니켈강을 생산할 수 있어 국내 조선사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했다. 이에 우리 철강사들도 저장탱크 소재 개발에 힘썼고 2018년부터 선급인증(선박용 주요제품에 대한 인증)을 받아 공급을 시작했다.
특히 포스코의 9% 니켈강을 사용해 현대삼호중공업이 제작한 LNG 추진 대형 벌크선 'HL그린호'는 지난달 운항을 정상적으로 마쳤다. LNG 추진 선박 연료탱크는 LNG 화물창보다 작지만 향후 화물창에도 확대 적용하기 위한 첫발을 디딘 것이다.
HL그린호는 설계부터 제작까지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하는 등 국산화 수준을 선가 기준 87%에서 97%까지 높여 우리 철강·조선 업계의 뛰어난 기술력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최근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LNG 추진 컨테이너선 저장탱크 소재에 자사의 9% 니켈강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제철은 2018년 9% 니켈강 신강종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국내외 주요 9대 선급인증을 모두 획득해 본격적인 공급 준비를 마쳤으며,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LNG 저장탱크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LNG선 시장은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발맞춰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LNG 추진선 계약규모는 오는 2030년 200조원을 돌파하고, LNG운반선은 향후 5년간 연평균 50척 이상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조선사들은 뛰어난 건조 기술로 높은 수준의 LNG선 수주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글로벌 LNG선 시장 확대는 추가 수주 실적으로 직결되며, 조선사에 철강재를 대량 공급하는 철강사의 실적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 저장탱크 핵심 소재의 국산화·고급화는 우리 조선사들의 가격 및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 등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리는 데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