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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토론 개막…안철수, 'TV토론 트라우마' 극복할까


입력 2021.02.18 03:00 수정 2021.02.18 05:3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안철수, "토론 약하다" 고정관념 극복 여부 관심

2017년 대선 후보 토론, 대표적 실패 사례 회자

금태섭, 토론 방식 갈등에 "安, 토론 꺼려해" 공세

자신감 피력 안철수 "평소 생각 말하면 진심 전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지대 단일화 방식을 협상하기 위해 회동해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 차례 파행을 겪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서울시장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TV토론이 우여곡절 끝에 18일 오후 4시 개최된다. 오랜만에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생중계 토론에 나서는 안철수 대표가 이번에는 "토론에 약하다"는 정치권의 고정관념을 깨드릴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간 안 대표의 토론 능력은 그가 가진 다른 장점들을 희석시킬 만큼 중대한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바 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면은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열렸던 일련의 토론회 과정에서 도드라졌다.


그가 했던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 "제가 안철수 입니까, 갑(甲)철수입니까" 등의 발언은 정치권을 넘어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 희화화되는 등 당시 선거전 초반 상승세였던 안 대표의 기세를 꺾은 요소로 지적됐다.


때문에 지난 2018년 6월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 이후 근 2년 8개월 만에 TV 토론회에 복귀하는 안 대표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존 선거에 비해 대면 선거 운동에 크나큰 제약이 따르는 만큼, TV토론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상황이다.


벌써부터 안 대표의 약점을 겨냥한 정치권의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당초 제3지대 단일화 실무협상 과정에서 TV토론의 횟수와 형식을 놓고 국민의당 측과 갈등을 빚었던 금태섭 전 의원은 "후보들 사이에 토론을 두려워한다면 서울시민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나"라고 안 대표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갈등 양상에 "국민이 물어보는 사안에 대해 자유자재로 답변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정치인"이라며 "한쪽(금 전 의원)은 자유롭게 토론하자 하고, 한쪽(안 대표)에서는 고정된 질문·답변만 하자는데 그렇게 해서는 토론이 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당시 대선후보가 지난 2017년 4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단, 정치권의 이 같은 시선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 측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달 초부터 TV토론을 대비해 주말을 이용해 다양한 패널을 모아놓고 일종의 '모의토론회'를 열어 지속적으로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안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토론 준비 상황에 대한 질문에 "제가 평소에 여러 정책 발표를 했었지 않나, 그 정책들에 대해 조금 더 쉽게 많은 분들에게 설명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평소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그걸로 충분히 그 진심이 전달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교통방송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토론과 관련해서 '훈련'을 한다기보다는 소통하고 공감하는 부분에 많이 방점을 두고 주변 의원들 혹은 자문을 구하는 분들과 꾸준하게 소통과 공감을 해 오셨다"며 "정치인이 당연히 소통과 공감은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미 '토론 리스크'가 많은 국민에게 각인되어 있는 현 상황이 되레 안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 해석도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2017년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에게 '토론을 너무 못 한다'고 한 건 대선 후보 1등으로 나왔을 때의 기대감이었다. 저 사람은 100점을 맞을 거라 했는데 90점밖에 못 맞은 것"이라며 "지금은 누구나 안 대표가 TV토론을 잘 못해 트라우마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대감이 낮기 때문에 '80점 맞을 것 같은데 90점이나 맞았네'가 되어 큰 차별성이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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