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국내개봉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음악상, 주제가상 1차 후보 지명
'미나리'는 '제2의 기생충'일까.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미나리'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국내에서 첫 공개됐다.
베일을 벗기 전 '미나리'는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미국 영화 협회 및 시상식에서 호평과 수상소식으로 기대를 모았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지명됐으며 제93회 아카데미상 예비후보에 음악상, 주제가상 2개 부문에 1차 노미네이트 됐다. '미나리'를 포함한 10개 작품 가운데 본상 수상을 겨룰 최종후보작 5편은 3월 15일 공개된다.
'미나리'는 평단의 호평과 수상소식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골든글로브에 외국어영화상 부문으로 분류됐을 때부터 인종차별 논란도 함께 있었다. 미국 제작사 플랜B, 미국 배급사A24, 재미교포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영화지만, 영어 사용이 50% 미만이라는 규정으로 본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
이날 국내에 공개된 '미나리'는 한국의 감성을 많이 품고 있었다. 인테리어, 음식, 가족 간의 관계·문화가 스며있었다. 제이콥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대사도 한국어가 대부분이다.
배급사와 제작사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재미교포 감독과 배우, 한국인 배우들이 끌어가는 한국영화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새로운 생활에 도전하면서 생기는 불안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가족을 통해 진짜 집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이 정착할 집은 한국이 아닌 미국이다. 외형적으로 한국의 색을 띄고 있지만 알맹이는 미국에 사는 이민자의 이야기다.
앞서 '미나리'는 지난해 한국 영화로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타고, 각종 영화제 트로피를 거머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며 '제2의 기생충'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하지만 제작 과정과 작품 색깔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제2의 기생충'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다. '기생충'은 100% 국내 제작 작품이지만, '미나리'는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하고 A24가 투자를 진행한 할리우드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며 "자막의 벽을 1cm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수상 소감을 남긴 바 있다. 영어로 말하는 것이 아직도 미국적이라고 생각하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내포한 말이었다.
한편 '미나리'는 3월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