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선엽 추모하는 군인들 어떻게 느꼈을까
영웅 조문 안 가고 현충원 안장도 안해준 文
군사·안보뿐 아니라 이건희 같은 분 조문해야
국민통합 위해 뭘해야 할지 생각 좀 해보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6·25 전쟁영웅' 故 백선엽 장군의 조문을 가지 않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적인 진보 인사였던 故 백기완 선생의 조문에는 참석한 것을 두고 "'나는 좌파의 수장이다'고 공개 선언한 것으로 보일까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백기완 선생을 조문했다. 보도를 접하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를 조문한 이후 2년 만에 첫 문상이다. 현직 대통령이 개인 빈소에 문상을 가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은데, '술 한 잔 올리고 싶다'고 잔을 올리며 절을 하는 모습이 신선했고 대통령으로서 잘한 일"이라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대통령이 앞으로도 서민적인 풍모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사에 대해서 문상은 물론, 이렇게 일반 서민들의 생활에 가까이 가면 좋겠다"면서도 "문득 백선엽 장군을 추모하는 군인들이 대통령의 이 모습을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6·25 전쟁의 영웅이고 한미동맹의 상징인 백선엽 장군이 작년에 운명했을 때, 대통령이 조문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다. 대한민국 군인의 상징인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그리고 군의 사기를 생각해서라도 국가적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며 "군인을 비롯한 많은 우파 인사들이 백선엽 장군을 조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동작동 현충원에 안장도 안 해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의 백기완 선생 조문이 자칫 진영 대결의 한 편에 선 대통령으로 비춰질까봐 걱정이다. '나를 찍지 않은 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생각이야말로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이념"이라며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백선엽 장군과 같은 분이 돌아가시면 반드시 조문을 해서 국민통합의 상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안보 영역의 인사 뿐 아니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같은 경제인들도 조문해서 존중과 격려의 뜻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 빼고 다 갈아치워라'면서 기업 혁신을 일으켜 한국을 반도체 강국, 경제 10대강국으로 이끈 주역"이라며 "지금과 같이 경제가 어려운 때 기업인에게 투자하고 일자리 만들라고 윽박지르기만 할 게 아니라, 경제인들을 마음으로 존경하고 격려해서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민통합은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다. 선거에 의해서 당선된 직책이지만, 일단 대통령이 되는 순간 국가의 원수로서 국민을 모두 보듬어야 하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감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손 전 대표는 "영화 '로마제국의 멸망'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정복지 인민에게 로마시민권을 주고 경제적 활동의 자유를 인정하여 그들의 협조로 로마제국을 확장할 수 있던 반면 그의 아들 코모두스 황제는 그들로부터 로마시민권을 빼앗고 중과세로 경제생활을 어렵게 하여 결국 로마제국의 멸망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 전 대표는 "진보는 분열이 아니고 통합이다. 통합을 통해 국력을 키우고 이를 온 국민이 공정하게 나누어 가질 수 있을 때 진보의 이념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분열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에 국민통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문재인 대통령이 새겨야 한다. 국민통합의 제일보는 내편 챙기기가 아니라 상대방 끌어안기로, 지금 국민통합을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