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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대출 죄니 '풍선효과'…카드론 '고신용자' 집중 심화


입력 2021.03.01 07:00 수정 2021.02.28 20:56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작년 카드론 이용규모 12.7% 증가…연체율은 되려 감소추세

고신용자 유입에 금리도 하향…양극화·저신용자 위축 '부작용'

신용카드 장기신용대출인 ‘카드론’ 이용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신용카드 장기신용대출인 ‘카드론’ 이용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여파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론을 찾는 고신용자들이 부쩍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5곳(신한·KB·삼성·우리·하나카드)의 지난해 카드론 이용액은 29조4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3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는 하나카드(4조6080억원)가 25.2% 가량 늘었고, 삼성카드 14.6%, 우리카드 14.4%, 신한카드 9% 순이다. 작년 말 기준 전체 카드론 잔액은 31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카드론 규모 및 연체율 추이 ⓒ데일리안

카드론 규모가 늘어나고 있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5개 카드사의 지난해 평균 연체율은 0.98%로 1년 전(1.24%)보다 하락했다. 이 기간 하나카드 연체율이 0.44%p(1.46%→1.02%) 개선됐고 우리카드와 신한카드 연체율 역시 각각 0.3%p, 0.2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와 삼성카드 역시 0.1%p대 개선세를 보였다.


이처럼 대출 증가와 연체율 개선이라는 기현상이 발생하는 데에는 코로나19 상환유예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되나 무엇보다 고신용자들의 유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높다. 지난해 역대급 저금리에 영끌(부동산)·빚투(주식투자) 여파로 은행권 대출수요가 몰리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규제에 나섰다. 이에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그에 따른 수요가 카드사 등 2금융권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카드론 평균금리는 10~14%대 수준으로 시중은행 대출 대비 고금리대출로 인식되나 고신용자 유입으로 카드론 대출 금리 역시 최저 4%대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카드 카드론 최저금리가 연 4.9%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우리카드와 신한카드, 삼성카드 역시 각각 연 5.2%, 5.36%, 5.9%대로 나타났다. 한자리 수 금리를 적용받은 카드론 이용자 비중 역시 카드사별로 많게는 13%까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카드론 금리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어서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1~2등급 고신용자의 경우 최근 6개월 새 금리가 절반 가까이 내려간 반면 저신용자 금리의 경우 연 20% 안팎을 유지하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카드론을 이용하던 중·저신용자들이 한정된 공급물량과 높아진 문턱 속 또다른 고금리시장 혹은 대출절벽에 내몰릴 여지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19 등으로 유예되고 있지만 대출총량규제가 향후 재개될 경우 상대적으로 건전성 리스크가 큰 중저신용자들이 밀려날 여지가 크다”며 “또 오는 7월부터 본격화될 법정최고금리(20%) 인하에 앞서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저신용자 대출 취급을 줄이려는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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