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중국은 적"…미국인의 중국 반감, 바이든보다 더 강경


입력 2021.03.07 04:00 수정 2021.03.07 06:2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美 국민 10명 중 9명, '中에 부정적'

과반은 中 유학생 제한·경제적 강경책 주문

바이든 행정부, 경쟁·협력 '병행 전략' 추진

전문가 "경쟁·협력 위상 동등하지 않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AP/뉴시스

바이든 행정부가 경쟁하면서도 협력하겠다는 대중국 정책 기본 노선을 공개한 가운데 미국 국민 3명 중 1명은 중국을 '적(enemy)'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4일(현지시각) 발표한 '미국 트렌드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미국 성인 가운데 중국을 '동반자(partner)'라고 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다.


중국을 '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4%였으며, '경쟁자(competitor)'로 규정한 응답자는 55%였다. 미국인 10명 중 9명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7일 259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2.7%포인트다.


특히 보수정당인 공화당 당원이거나 공화당 성향 유권자 중 중국을 '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3%로 조사됐다. 진보정당인 민주당 당원 및 민주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같은 응답을 한 비율은 20%에 그쳤다. 정치 성향에 따라 대중국 인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민들의 대중국 인식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같은 조사에서 중국에 대해 '매우 냉정(very cold)'하거나 '냉정한(cold)'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8년 조사 당시 응답률(46%)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중국에 '따뜻한(warm)' 감정을 느낀다는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적 사안에 대해 올바른 일을 할 것으로 보느냐 물음에도 82%가 '그다지 신뢰할 수 없다'거나 '아예 신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회·경제 이슈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응답자의 55%은 중국 학생들의 미국 유학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경제관계를 '좀 더 거칠게(get tougher)'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53%로 나타났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중국의 인권 증진을 촉진해야 한다는 데는 70%가 동의했다. 해당 이슈의 경우 여타 이슈와 다르게 공화당원(72%)과 민주당원(69%)이 모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 등 민주적 가치를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만큼은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셈이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4일(현지시각)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 3명 중 1명은 중국을 '적'이라고 생각했다. ⓒ퓨리서치센터
美 '잠정적 국가안보지침'…"中 유일 경쟁자"
블링컨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적대적일 것"


출범 한 달여가 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경쟁적 협력관계'로 규정한 상태다. 국제질서에서 벗어난 중국을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강하게 압박하되 기후변화 등 협력 가능한 분야에선 손잡기를 마다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일 공개한 24쪽 분량의 '잠정적 국가안보전략 지침'에서 중국을 "경제적·외교적·군사적·기술적 힘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국제시스템에 지속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했다.


중국이 미중관계의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홍콩·신장·티베트 등의 이슈와 관련해선 "민주주의와 인권, 인간의 존엄성을 옹호할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들과 공통된 접근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중국이 국제사회 모범국가로 거듭날 수 있게 압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 외교를 이끄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같은날 바이든 행정부의 '8대 핵심 외교과제' 중 하나로 '중국 대응'을 꼽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와 이란, 북한을 포함해 여러 나라가 미국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으며 예멘과 에티오피아, 버마(미얀마)를 포함한 나라들은 미국이 다뤄야 하는 심각한 위기"라면서도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은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가 공개한 8대 핵심 외교과제, △전염병 대유행 억제 △경제위기 극복 △민주주의 회복 △이민정책 △동맹 복원 △기후변화 △기술 분야 리더십 확보 △중국 대응 중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 내용은 '중국 대응'이 유일하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경쟁해야 한다면 경쟁할 것이고, 협력할 수 있다면 협력할 것이며, 적대적이어야 한다면 적대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전략이 경쟁과 협력의 논리를 병행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면서도 "경쟁과 협력의 위상이 동등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강 선임연구원은 "경쟁도 협력도 미국이 우위를 점하겠다는 접근법을 보일 경우 미중관계가 협력의 양상보다는 경쟁, 나아가서는 대립의 양상을 띨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왼쪽부터)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자료사진) ⓒAP/뉴시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