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회복 완연…대형선·가스선 발주 늘면서 국내 업체 수혜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 낭보를 잇달아 전하며 연간 수주목표를 향해 쾌속 항진을 하고 있다. 조선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며 글로벌 발주량과 선가도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수요가 많은 대형선과 가스선에 강점을 보이는 국내 대형 3사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1분기가 끝나기도 전에 연간 수주목표의 4분의 1 이상을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계열 3사가 이날까지 46척, 37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인 149억달러의 25%를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의 누적 수주량은 19척, 24억달러로, 연말까지 목표액인 78억달러의 31%를 채운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은 6척, 6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77억달러)의 8%를 달성하는 데 그쳤지만 조만간 업황 회복 흐름을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업체마다 수주 타이밍이 다를 수 있는데, 연간으로 보면 동종업계 못지않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선업체들의 수주 성과는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업황 회복에 힘입은 바 크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2월 전세계 누계 발주량은 48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83%나 증가했다.
선종별로는 대형선이나 가스선이 발주가 크게 늘었다. 올해 1~2월 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는 150만CGT(25척)로, 전년 동기 대비 1263% 증가했고, 초대형유조선(VLCC)는 124% 증가한 38만CGT(9척), 아프라막스(A-MAX)급 유조선은 23% 증가한 16만CGT(6척)이 각각 발주됐다.
지난해 1~2월 발주가 전무했던 14만㎥급 이상 대형 LNG선도 올해는 17만CGT(2척)나 발주됐다.
반면, 범용 선박으로 분류되는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은 이 기간 7만CGT(2척)가 발주되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 16만CGT(5척)에 비해 56%나 줄었다.
대형선과 가스선 등 고부가·고기술 선종 위주의 업황 회복은 중국 등 해외 경쟁사 대비 기술적 우위를 앞세운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19척과 VLCC 5척, LNG선 2척, LPG선 11척 등 대형선과 가스선 위주로 수주실적을 올렸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수주한 19척 중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14척, VLCC가 4척, LNG선이 1척이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환경규제 대응 추세에 대응해 벙커유 대신 LNG 연료를 사용하는 LNG추진선 위주의 수주전략을 앞세워 성과를 거뒀다. 이들 선박 중 컨테이너선 10척과 VLCC 4척 등 14척이 LNG추진선이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올해 수주한 6척 중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4척이었고, 나머지 2척은 LPG선이었다.
이같은 성과로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2월 전세계에서 발주된 482만CGT의 선박 중 절반 이상(52%)인 250만CGT를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발주 확대와 함께 선가도 오름세를 보이며 조선업체들의 수익성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지난달보다 1포인트 상승한 128포인트를 기록했다.
선종별로는 VLCC가 1월 8800만달러에서 8950만달러로 올랐고, 같은 기간 수에즈막스 유조선은 5750만달러에서 5900만달러로, 아프라막스 유조선은 4750만달러에서 4800만달러로 각각 올랐다.
1만3000~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1월 1억400만달러에서 2월 1억500만달러로, 17만4000㎥급 LNG선은 1억8650만달러에서 1억8750만달러로 선가가 상승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운임 상승과 물동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주 문의가 활발히 이어지는 등 조선 시황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