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국내 지점 981개...전년 대비 45개 감소
임직원 수는 653명 증가...“IB 등 인력충원 계속”
지난해 증권사들의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든 반면, 임직원 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고객들의 요구가 진화하면서 증권사들은 지점 통폐합을 통해 효율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를 대형·복합 점포로 대체하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부의 인력 충원도 상시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들의 국내 지점은 981개로 전년 말(1026개) 대비 45개(4.58%) 감소했다. 증권사의 국내 지점이 1000개 밑으로 내려온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지난 2013년 말 지점 수인 1534개와 비교하면 553개 줄어들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지난 한 해 국내 오프라인 지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78개로 전년 84개 대비 6개 지점이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124개에서 118개로 축소됐고 유진투자증권은 25개에서 19개로 감소했다.
지점 축소 기조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임직원 수는 대부분 늘어 대조를 이뤘다. 국내 증권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3만7479명으로 전년 3만6826명과 비교해 653명 증가했다. 작년 오프라인 지점이 가장 많이 줄어든 NH투자증권의 임직원 수는 3053명으로 전년 3028명 대비 25명 늘었다. 신한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도 각각 24명, 54명의 임직원이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지점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주식 거래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모바일을 이용해 주식 거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기존 점포를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권사 지점을 찾는 고객들의 목적은 단순한 주식 거래를 뛰어넘는 자산관리에 쏠려있다.
증권사들은 지점을 없애는 대신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프리미엄 자산관리(WM) 특화 점포와 복합 점포를 신설하고 있다. 복합점포는 은행·증권·카드·보험 등 각 업권의 금융사들이 칸막이를 없애고 고객이 한 자리에서 통합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점포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점 폐쇄보다는 대형화의 개념으로, 근처에 있는 지점들을 광역화해 하나로 묶은 것”이라며 “대형화한 지점에서 직원들이 기존 서비스를 넘어선 세무 상담 등 양질의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바꿨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라서 직원 수가 변동할 이유는 없었고, 오히려 WM 쪽은 우수한 직원들을 영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또 투자금융(IB)과 트레이딩, 홀세일 부문에서도 능력 있는 경력직들을 채용하는 등 인력 충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도 “오프라인 지점이 줄었다고 해서 인력 구조조정이 있었던 게 아니고, 점포 효율화를 위해 지점을 합치고 대형화 작업을 한 것”이라며 “IB와 정보통신기술(ICT) 등 디지털 부문에선 항상 인력 충원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신한금융투자는 ICT와 디지털 부분 경력직 공개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ICT·디지털 경력직 공개채용에선 클라우드, 데이터사이언스, 인프라 운영, 빅데이터, 디지털 콘텐츠 기획 개발 등 총 15개 분야에서 100여명의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