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이 바라보는 시선의 강도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다양하고 깊다. 사물을 볼 때도 여느 사람들보다 많은 걸 느끼며 사물 자체에 대해 더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한다.
추상미술의 아버지이자 청기사파의 창시자 바실리아 칸딘스키 역시 “그림 속 사물의 형태가 어쩌면 아름다움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색과 선을 형태로부터 해방해 원초적 운동성을 표현하는 추상화를 탄생시켰다.
칸딘스키의 추상화에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형태가 단순히 해체되는 시각적 시도가 아니라 익숙한 습관과 물질의 저항을 극복하고 자신을 펼쳐 나가려는 ‘생명의 힘’을 발견하고 베르그송의 생명철학 개념을 결합해 ‘엘랑비탈’을 담아냈다는 점이다.
20세기 프랑스 철학의 잠재성과 역동성을 일깨웠던 헨리 베르그송은 모든 생성과 진화를 가능케 하는 주역을 ‘엘랑비탈’, ‘생명의 도약’이라고 명명, 현대적 철학의 중요한 개념을 다졌다.
어렵고 난해한 철학적 논의를 담고 있지만, 생명을 바라보는 본질적 차원에서 영감을 주고 있기에 ‘엘랑비탈’은 예술적 시선과 깊은 관계를 보여준다. 넓은 지평에서 보면 생명을 노래하지 않는 예술작품이란 없다. 생명체의 연속과 진화에는 무수히 많은 종의 파생이 목격되고 있고 예술작품도 무수히 다양한 유형들을 보인다.
김미숙 작가는 “베르그송의 저서를 읽다 보면 지속과 생명, 운동, 역동적 모습들이 상상돼 많은 자극을 받는다”며 사물 자체에 대해 더 많은 고찰을 담은 ‘엘랑비탈’, ‘생명 폭발’을 테마로 10년 넘게 작업하고 있다.
작가는 생명체의 속성은 진화를 향해 간다는 ‘생물학적 탐구’와 꽃에 잠재된 ‘생명의 향기와 에너지’를 접목해 전달한다. 엘랑비탈과 만나는 ‘접점’을 꽃의 수술에서 분출되는 여러 갈래의 불규칙한 선으로 시각화해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 꽃들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죠. 모두 제 마음속의 꽃을 떠올려서 그렸거든요. 처음에는 작은 꽃의 생명력에 반해서 꽃 그림을 시작했지만, 언제부턴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한 송이의 꽃으로 느껴졌어요. 지금은 꽃 하나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을 떠올리면서 작품을 그려내요.”
작가는 꽃의 이미지를 빌려 재현이 아닌 내적 감성 표현을 담아냈고, 엘랑비탈로 시작되는 순간을 화면에 가득 펼쳐내고 있다. 화사한 기운과 생동적으로 빛나는 작은 꽃들의 하모니를 행복과 힐링으로 채워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행복한 기운이 전달되길 바란다.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는 희망의 작품이면 좋겠습니다.”
작가 김미숙/ 인천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인천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현재 한국미술협회, 인천미술협회, 아트비젼협회, 전업 미술가 협회, 국제 선조형 연구회, 창조미술협회, 환경미술협회 회원. 서울아트쇼(코엑스), 인천 국제아트페어(인천 컨벤시아) 외 개인전, 단체전, 국내외 아트페어 다수
글/ 갤러리K 최영지큐레이터 c61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