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다음 달 3일 코스피200·코스닥150 한정 공매도 재개
'공매도 반대' 개인, 지난달 매수세 줄여…지수약세·반발심리 요인
"공매도로 주가 부양 효과 누린 지수들 매도세에 하락압력 받을 것"
공매도가 내달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대해서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재개된다.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차단을 위한 관리시스템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고, 한국거래소와 한국증권금융 등 증권유관기관들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은 해소되지 않은데다 자칫 '코스피 3000시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에 공매도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제도개선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공매도 재개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공매도 재개로 단타 매매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매력을 잃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벌써부터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개인들이 증시를 떠나는 모습이 포착된 만큼 갑작스러운 매도압력이 향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들은 코스피200에 편입된 종목을 5조89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월의 7조1859억원 대비 18.0%(1조2927억원) 감소한 규모다. 지난 1월 순매수 규모인 19조2090억원보다는 69.3%(13조3158억원) 급감한 수치다.
코스닥150 종목에 대한 수급 변화 움직임도 비슷하다. 개인은 지난 1월 코스닥150을 1조4142억원 순매수했지만 2월에는 88.8%(1조2561억원) 급감한 1581억원만을 사들였다. 지난달에는 개인 코스닥150 순매수규모는 297억원까지 급감했다. 개인들이 지난해 코스닥150을 평균 2921억원 규모로 순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식은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월 코스피200 종목을 3조5011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2월 순매도 규모는 이보다 58.0%(2조297억원) 줄어든 1조4714억원에 그쳤다. 3월에는 6051억원만을 팔면서 2개월 새 급격히 감소한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기관 코스피200 순매도 규모도 1월(16조1339억원), 2월(4조8905억원), 3월(5조3623억원)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5월 3일부터 일부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첫 재개인 만큼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대형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허용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개인 순매도 행렬이 공매도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개인들의 반발 심리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과 2011년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도 개인들의 매도세가 대거 등장한 사례가 있어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대형주에 대한 개인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며 "공매도가 재개되면 코스피200와 코스닥150 등에 한해 개인의 대형주를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재개 이후 개인들의 매도 물량이 더 쏟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일일 평균 1조원 규모의 주식시장 매도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가 재개되면 이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조원 규모의 매도물량을 줄이는 효과를 낸 공매도 금지가 풀리면 주식시장이 강한 매도 압력에 시달릴 수 있다"며 "특히 공매도 금지로 인해 뚜렷한 주가부양 효과를 누린 코스닥150을 중심으로 지수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