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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행태 변화는 육류산업…“생산 다양성 확보해야”


입력 2021.04.06 15:43 수정 2021.04.06 15:44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농경원 ‘육류 소비행태 변화와 대응과제’ 연구 분석 제시

“육류 등급제 기반한 한우고기 시장 차별화 필요”

소비자 중심 육류 라벨링 표시·안전성 강화도 관건

육류 부위별 수급 불균형 해소, 다양·다각화 개발

국내 육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대별 육류의 소비 격차를 완화하고 육류 생산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의 모습. ⓒ뉴시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육류 소비행태 변화와 대응과제’ 연구 분석에 따르면, 2000~2019년 기간 동안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31.9kg에서 54.6kg으로 연간 2.9% 증가했다.


육류 소비 중 쇠고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6.6%에서 2019년 23.8%로 낮아졌고, 돼지고기 또한 51.7%에서 49.1%로 낮아진 반면 닭고기는 21.6%에서 27.1%로 높아졌다.


이 같은 육류 소비패턴의 변화는 최근 출생률 하락과 고령 인구증가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1인 가구와 무자녀 2인 가구의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 등 생활방식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


또 지난해 말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편된 쇠고기 등급제도, 전통 육류와 달리 식물을 이용하거나 동물 세포 배양기술을 이용한 인공 대체육 출현, 가정간편식(HMR) 시장의 성장,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온라인 시장을 통한 육류 구매 비중 증가 등 육류 시장을 둘러싼 제도적‧과학 기술적 환경 변화도 소비자의 육류 소비행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적으로도 가격경쟁력이 있는 수입육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외식 시장에서는 유명 수입 브랜드육이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국내산 육류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소비행태 변화 내용과 소비자의 선호를 면밀히 분석해 소비자 중심의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 됐다.


실제 KREI의 ‘식품소비행태조사 통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가 축산물 구입 시 주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으로 2018년 경우 맛(36.9%)·품질(32.3%)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것(11.2%)으로 나타났다. 육류 구입에 있어 가격 비중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드는 반면 맛을 중시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소비자가 축산물을 구입할 때 우선적으로 확인하는 정보는 신선도이며, 이에 대한 중요도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KREI는 현재 마블링과 삼겹살 중심의 획일적 육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축산업의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축산물(유기인증), 동물복지인증 축산물 생산 비중이 확대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1인·2인 가구의 증가로 소포장 육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의하면 1인 가구는 2000년 15.5%에서 2018년 29.3%로, 2인 가구도 19.1%에서 27.3%로 늘었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당분간 계속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로 인해 소포장 육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육류 소비를 주도하는 가구주의 연령대는 40대와 50대였으며, 최근 들어 60대 이상도 육류 소비에 많이 지출하고 있었다.


반면, 가구주 연령대 20대 이하의 가구는 가구원 수가 적고 육류 소비 지출액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격뿐만 아니라 내재적 가치를 고려하는 가치 소비가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육류 소비에 있어서 가치 소비의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소비행태의 변화를 점검한 결과, 무엇보다 세대 간 육류 소비 격차를 완화하고 안정적인 소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육류 생산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게 연구원의 주장이다.


축산물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 되는 돼지 저지방부위의 고품질 육가공품 생산 등 수입의존도가 높은 육가공품 시장에서 국내 생산 비중을 높이고 부위별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수 있도록 육가공품의 고급화·다양화도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달리 쇠고기 등급판정제도 개편으로 1등급 이상의 한우고기의 실질 가격은 kg당 709~779원 상승한 것으로 분석돼, 가격상승 효과는 있지만 수입산 대비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육류 수요함수 추정을 통한 한우고기와 수입 쇠고기의 대체 관계 분석에서 1+등급 이상 한우고기는 호주산 쇠고기와 일정 부분 대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등급 이하 쇠고기는 미국산 쇠고기와 약한 대체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육류 등급제도는 국내산 육류를 수입 육류로부터 차별화시키는 데 기여했다면, 이제는 수입육과의 대체관계를 볼 때 육류 등급제에 기반한 한우고기의 시장 차별화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개방 이후 수입량과 점유율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4년 연속 수입육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에 연구원은 단기과제로 온라인 수요 증가에 따른 육류 부위별 수급 불균형 해소, 주52시간제 시행과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가정수요 증가에 대응한 다양한 메뉴 개발 등을 제시했다.


소비자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저가의 저지방 부위는 포장 등 제조비용 부담으로 온라인 유통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수입 돼지고기 육가공품과 차별화된 신선한 고품질 국내산 돼지고기 육가공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다.


소비자 중심의 육류 라벨링 표시와 안전성 강화가 필요하며,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의 재고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요리 개발 및 장기 공급체계 구축,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 중기과제로 소비자 중심의 육류등급제 정책과 시장 차별화 강화, 국내산 육류의 이미지 개선을 통한 소비 저변확대 등이 변화에 대응하는 숙제로 남았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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