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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전효관·김우남 의혹' 신속 대처한 까닭은


입력 2021.04.15 03:30 수정 2021.04.15 07:5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일감 몰아주기·폭언 의혹 나오자마자 감찰 지시

내로남불 논란 우려…악재 차단 의도 담긴 듯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전효관 청와대 문화비서관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의 폭언 논란과 관련해 감찰을 신속히 지시한 배경에는 악재를 빨리 털고 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을 확인한 상황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할 시 국정 운영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진국 민정수석에게 두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신속하면서도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을 지시했다.


전 비서관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 간부로 재직하면서 자신이 과거에 창업한 회사가 51억원 규모의 서울시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회장은 자신의 측근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다 실패하자, 이를 반대하는 직원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전 비서관은 해당 의혹에 대해 부인했고, 김 회장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사과를 한 상태다.


문 대통령의 감찰 지시는 두 의혹이 제기된 지 반나절 만에 나왔다. 청와대 참모 등 여권 인사의 비위 의혹인 만큼, 강경 대응하지 않으면 재보선 참패 요인인 '내로남불' 시비가 불거질 걸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기 말 공직기강을 다잡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공직자 청렴교육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공직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더 엄정하게 다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감찰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속히 결정한 많은 사례가 있다"며 "마땅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의 재보선 캐치프레이즈인 '국가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도둑놈들이 너무 많은 것입니다'라는 발언을 소개했다.


한편, 지난해 7월에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측근이 설립한 공연기획사에 청와대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곧바로 반박 자료를 내고 "대통령 행사의 특성을 무시하고 사실을 부풀려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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