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 인력부족 논란에 "13인이 세상 바꿨다"
법조계 전문가들 "100명 충원해도 제기능 어려울 듯" 일침
"구성원 수사능력, 정치적 중립성 의구심…벌써 신뢰잃은 공수처장부터가 문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그림을 보면 13명이 있다. 무학에 가까운 갈릴리의 어부 출신들이 많은데 그 13명이 세상을 바꾸지 않았나. 공수처도 (검사가)13명이다. 충분하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은 1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공수처는 지난 16일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 등 총 13명의 검사를 임명했다. 이 가운데 검찰 출신은 4명에 불과해 수사역량이 부족하고 정원인 23명에 한참 못 미쳐 수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에 반박한 것이다.
하지만 법조계 관계자들은 공수처는 비단 정원 문제뿐만 아니라 검사 개개인의 수사 능력과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 처장이 이미 부적절한 행동으로 신뢰를 잃어 공수처가 앞으로 제기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비판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전·현직 대통령, 대법원장, 장관 등 고위공직자 비리범죄 사건들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선 사례를 보면 검사들이 최소 50명 이상이 투입됐다"며 "당장 최근 LH 땅 투기 사태에도 검사가 수백 명이 투입됐는데 23명은커녕 13명을 가지고 과연 무슨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이면서 현재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인환 변호사는 공수처가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제도적으로 결함이 있는 탓에 '부정부패 근절' 등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현재까지 공수처에 접수된 사건이 800건 이상인데 그 내용이 '재판 늦게 했다' '수사 늦게 한다' '검사가 수사 제대로 안 해준다' 등이다"며 "이런 소모적인 사안들을 뒤치다꺼리하기도 바쁜데,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언제 파헤치겠나, 검사 100명이 충원돼도 제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자질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최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제 조사' 논란으로 국민적 신뢰를 잃었고, 수사와 직접 관련 없는 분야에서 법조인 생활을 해와 수사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강' 소속 구주와 변호사는 "김 처장이 피의자 신분인 이 지검장을 부적절하게 만난 부분만으로도 조속히 사퇴해야한다"고 촉구하며 "공수처가 본격 가동되기 전부터 대한민국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혜택 수사로 큰 흠결을 안고 시작했다. 공정한 수사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장영수 교수는 "공수처의 본래 설립 취지는 반대하지 않지만, 이대로 왜곡된 운영이 계속된다면 공수처는 실패하고 존속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김 처장이 말한 '최후의 만찬' 13인이 공수처의 최후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공수처 검사 구성원 면면에 대한 우려도 잇따랐다. 현재 임명된 공수처 검사 중에 수사 경력이 있는 검사는 검찰 출신인 부장검사 1명, 평검사 3명 등 4명뿐이다. 다른 부장검사 1명은 판사 출신, 평검사 8명은 변호사 출신 등으로 수사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평화를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회장은 "수사는 고도의 전문 기술을 요구하는데 임명된 검사들은 경력부터 실격이다. 특히 대부분은 로펌 변호사 출신이라고 하는데 이해충돌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공수처는 반드시 독립한 기관이어야 하는데 그 구성원인 검사 개개인이 정부 등 외부 인사들과 친분·인맥으로 너무 많이 연결됐다. 수사 기밀을 유지하고 정부를 향한 정당한 수사를 벌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공수처가 법무연수원 측과 신임 검사들의 수사 실무 등 교육을 협의하는 데 대해서는 "수사란 한두 달 교육받아서 될 것이 아니다. 수사 원칙은 누구나 다 알지만 노하우는 실제로 수 많은 수사를 해봐야만 알게 되는 것"이라며 "당장 공수처장부터가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고 부족한 자질을 보인 마당에 인력이 더 충원된다고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