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3만원 돌파 기대감 ‘업’
구현모 취임 후 연일 신고가…저평가 통신주 볕들 날 올까
저평가된 통신주에 볕들 날이 온 걸까. KT가 주가 3만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KT는 올해 성장이 정체된 통신사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으로 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T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KT의 주가를 움직이게 한 이유는 무엇인지 차례로 짚어봤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주가는 2019년 1월 8일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3만원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올해 초 2만3800원에서 시작한 KT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2만9400원으로 약 24% 상승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3월 30일과 비교하면 1만970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52주 신고가를 연일 경신 중이다.
◆구현모 대표 주가 부양 의지…‘기업가치홍보팀’ 신설
KT 내부에서는 올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를 여러 번 나타내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업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고민이다”라고 밝힌 데 이어 지난 3월 열린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 발표 간담회에서도 “과거 KT 주가를 3만5000원까지 시장에 어필해 올렸던 경험이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3만원도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가가 현재 기업가치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 KT는 이례적으로 올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홍보실 산하에 ‘기업가치홍보팀’까지 신설했다.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KT의 본연의 기업가치를 시장과 투자자에게 적극 알리고 이를 주가에 제대로 반영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전략 홍보팀이다. 이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의 시도로 주목받았다.
◆높은 배당 성향…자사주 매입으로 투자 우려 불식
KT는 배당 성향이 높은 배당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KT는 별도 순이익의 50%를 배당하는 정책을 내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며 2020년도 결산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22%(250원) 올린 135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5.3%다. 올해는 최대 1600원까지도 배당이 높아질 수 있다는 증권사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증권에서는 ‘꼬마빌딩 사지말고 KT 주식 사세요’ 라는 레포트를 냈다. 서울 시내에 건물을 사서 3%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은 현 상황에서 5% 이상의 시가배당률을 가진 KT가 배당주로서 매력이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고 배당 기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당수익률 5% 후반, 많게는 6%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약 5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완료했다. 지난해 233억원치의 자사주를 매입해 2만4000여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표적인 전략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취임 이후 약 9000주를 추가 자사주 매입했으며 올해 4월 기준 약 2만3563주를 보유하고 있다.
◆미디어그룹 가치 인정…유료방송 1위 ‘시너지’
미디어그룹 가치를 인정받은 것도 KT의 주가를 움직이게 한 주요 원인으로 평가받는다. KT는 인터넷(IP)TV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등 국내 1위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통해 1300만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웹소설·웹툰 전문기업인 스토리위즈와 멀티플프로그램프로바이더(MPP) 채널인 스카이티브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즌’,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지니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한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올해 초 설립한 KT스튜디오지니는 원천지식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 제작에서 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밸류체인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국내 제작사들과 상생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해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확보, 오리지널 콘텐츠 100개 이상 제작을 목표로 하고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디 지코 KT’의 성장 엔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KT는 올해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의 원년으로 삼고 성장 사업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미디어·콘텐츠, 기업간거래(B2B) 등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무선 사업은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으로 안정적인 이익 개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