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재산·도덕성 문제 없어 중립성이 최대 쟁점…피고인 검찰총장 나쁜 선례 남길수도"
"야당 반대 무시하고 29번 임명 강행하는 정권…김오수 정도면 무난하게 넘어갈 것" 비아냥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의 맹폭이 예고되고 있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정치적 중립성 논란', '이해충돌 논란'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청문회 문턱을 쉽게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법조계는 여야가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집중적인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고있다. 김 후보자는 현 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일하며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보좌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권에 편향적인 태도로 검찰 내부에서도 신망을 잃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특히 김 후보자는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제안해 검찰 내부로부터 '친정권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감사원 감사위원 후보에도 올랐지만, 최재형 당시 감사원장이 '친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거부한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전 대전시의원인 김소연 변호사는 "법무부 차관으로서 현 정부 편에 섰던 사람이 정부가 민감해하는 사건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할지 의문"이라며 "김 후보자는 별다른 재산 문제나 도덕성 문제가 대두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친정부 성향이 최대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자유법치센터 대표 장달영 변호사는 "사실 친정부 성향이냐 아니냐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닌데다, 단순히 현 정부에서 요직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검찰총장이라는 직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될 정도로 친정부적, 편향적인지 야당이 치밀하게 입증하는 게 청문회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이어 "앞으로 김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성을 가진 검찰총장으로 평가 받기 위한 관건 중 하나는 검찰 요직에 있는 친정부 성향 인사들을 어디로 배치하느냐다"며 "다만 차관 때 보여준 모습에 비추면 이성윤 서울지방검찰청장 등 친정부 성향 인사들을 유임시키거나 승진시킬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가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서면 조사를 받은 점도 청문회에서 피해갈 수 없는 대목으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2019년 3월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 당시 연락이 닿지 않던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 대신 차규근 법무부 본부장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법조계는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되면, 검찰 수장이 검찰 수사 대상자가 된다는 이른바 '이해충돌' 문제를 거론한다. 김 후보자가 검찰 수장으로서 사건을 총괄하게 되면, 해당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검찰총장은 사건 배당이나 구체적 사건에 기소 여부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검사 인사권을 가진 자리"라며 "김 후보자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들이 자기 목숨 줄을 쥐고 있는 총장을 수사·기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 변호사는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과 관련해 훗날 김 후보자가 기소되든 기소되지 않든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기소된다면, 피고인이 검찰총장이 되는 것 자체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소가 되지 않아도, 공정한 수사나 엄격한 법 절차에 따라 결론이 난 것이라고 국민이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받는 사람도 검찰 수장이 될 수 있는 나쁜 선례만 남기는 것"이라며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로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법조계는 청문회 결과와 무관하게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정권이 야당 동의 없이 장관급 인사들을 임명한 사례는 총 29차례에 달하는 탓이다.
김 변호사는 "현 정부는 지금까지 중대한 위법을 저지른 인물들도 야당의 반대는 무시하고 모두 청문회를 통과시켰다"고 비판하며 "이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부터 원칙을 배제한 정권인 만큼 김 후보자 정도면 무난하게 넘어갈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