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우리, 카뱅·케뱅 평가이익 9524억, 1175억 '잭팟'
신한·하나, 케뱅·토스뱅크 투자 참여…지분 확보 속도
"투자 차익 실현, 신규 인터넷銀 인가 일석이조 효과"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인터넷은행 지분투자 확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비대면 금융시장 성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지분가치가 실제로 1년 새 400% 폭증하자 투자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4대 금융그룹 모두 자사 이름을 건 인터넷은행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분 참여가 사업 확장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는 전략적인 판단도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자회사인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통해 케이뱅크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는 신생 사모펀드(PEF)운용사인 JS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케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증자가 완료되면 신한대체투자운용 컨소시엄은 약 5% 수준의 케이뱅크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이 케뱅에 출자를 결정하면서 국내 4대 금융그룹 모두 3개 인터넷은행에 대한 지분투자에 참여하게 됐다. KB금융그룹은 자회사 국민은행을 통해 지난 2016년 카뱅 지분 9.3%를 사들였다. 우리은행도 같은 해 케이뱅크 지분 19.9%를 매입했다. 하나금융그룹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 지분 10%를 확보하면서 인터넷은행 지분투자에 나섰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금융공룡'들이 앞다퉈 인터넷은행 투자에 나선 이유는 지분가치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이 보유한 카뱅 지분 장부가액은 9524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말 1841억7600만원 대비 417.1%(7682억7300만원) 폭증한 규모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케뱅 지분 장부가액도 같은 기간 229억2300만원에서 1175억2300만원으로 412.7%(946억원) 급증했다.
향후 투자전망도 밝은 편이다. 카뱅은 올 1분기 4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5억원보다 152.4%(282억원)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카뱅은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뱅 기업가치가 KB금융과 비슷한 20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만큼 상장 후 지분 장부가액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케뱅도 지난 1월 말 7조8500억원이던 여·수신 잔액을 지난달 말 16조8200억원으로 114.3%(8조9700억원) 늘리면서 사업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케뱅의 빠른 성장세를 높게 평가한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이 유상증자에 신규 투자자로 참여한 부분도 향후 사업전망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 같은 투자자 급증에 지난해 말 6000억원 규모로 계획된 케뱅의 유상증자 규모는 반년 만인 이번 달 1조2000억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
아울러 4대 금융그룹의 인터넷은행 시장에 대한 신규 진출 의지도 지분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대 금융그룹은 지난 11일 인터넷은행 신규 진출을 원한다는 의향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각 은행들이 보유한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만으로는 디지털 전환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은행 경쟁도 평가에서 해당 내용을 공식 논의할 계획이다.
대형 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인터넷은행 지분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투자 차익실현과 함께 핀테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라며 "인터넷은행 신규 진출을 위해 사업과 시장을 사전에 판단하기 위한 조치이기도한 만큼 추가 투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