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페이에 이어 토스·PASS 서비스 개시
온라인채널 판매 실적 개선, 접근성 개선 효과 '뚜렷'
"빅테크와 제휴로 라이프플래닛 C/M 실적 확대될 것"
교보생명이 토스인증서를 도입하면서 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모든 빅테크와 손을 잡은 회사가 됐다. 교보생명은 발빠른 서비스 도입으로 지난해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등으로 분산된 인증서를 하나로 모아 소비자들이 좀 더 쉽게 온라인채널에서 보험 가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보험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증서 서비스 도입 확대가 교보생명 인터넷 전업사이자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영업 지원 효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번 달 30일부터 토스와 PASS 인증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자금융서비스 약관 개정을 완료했다. 소비자들은 토스·PASS 인증서를 활용해 교보생명 인터넷·모바일창구 내 보험계약사항 조회서비스, 보험료 입금 및 보험금 출금 서비스, 각종 증명서 발행 등 업무를 볼 수 있다.
토스인증서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에서 지문 인식, 핀 번호 입력으로 본인 인증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토스인증서를 공식 도입한 보험사는 교보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 하나손해보험 등이다.
PASS 인증서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제공하는 휴대폰 가입 정보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인증서다. 동양생명, KB손보, ABL생명 등이 PASS 인증서를 도입했다. 이외에 현대해상, 흥국생명·화재, 메리츠화재 등은 네이버인증서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은 카카오페이 인증서를 도입했다.
보험사들이 민간인증서를 도입하는 이유는 지난해 공인인증서가 공식적으로 폐지되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10일 '전자서명법' 개정으로 공인인증서를 폐지했다. 공인인증서를 활용해 불편함이 지속해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는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등 빅테크 회사들의 민간인증서를 대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인증서가 보험사에 필요한 이유는 온라인채널(C/M)의 편의성 때문이다. 빅테크의 민간인증서를 도입하면 모회사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어 소비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특히 온라인채널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할 때 인증서가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토스·PASS와의 제휴를 마지막으로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모든 민간인증서를 도입한 보험사가 됐다. 교보생명의 자회사인 교보라이프가 네이버인증서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교보라이프는 지난 2013년 11월 교보생명과 일본 온라인전업 생보사인 라이프넷이 출자해 설립된 국내 최초 온라인 전업사다. 두 회사는 서로 별도 법인인 만큼 인증서 도입에 대한 즉각적인 공유는 불가능하지만, 모기업인 교보생명이 이를 먼저 도입하면서 교보라이프의 도입 선택권도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공인인증서 폐지와 함께 인증서 도입에 속도를 낸 영향으로 교보라이프는 올 2월말 온라인에서 18억4400만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억4900만원 대비 117.2%(9억9500만원) 늘어난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라이프는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설립 이후 지속된 적자 행보를 끊어내지 못했다. 이에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선제적인 인증서 도입을 통해 교보라이프의 온라인채널을 확장시켜 영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종 민간인증서 도입은 인터넷이나 앱 내 서비스 확대 효과를 낼 뿐만 온라인채널 보험판매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며 "보험사들의 인증서 확보 경쟁이 온라인 판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경쟁에 앞선 교보생명과 교보라이프의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