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뮤직비디오 컬래버레이션, 버킷 리스트 1순위
"이름 내건 브랜드, 아카데미 만들고파"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해 웹디자인 일을 하고 있던 코코초(조하영)는 2016년 뷰티 크리에이터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이 크리에이터가 되기로 결심을 할 때 수익적인 면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겸업을 선택하지만, 그는 과감히 전업했다. 그렇게 뷰티 크리에이터가 된 건 코코초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돌의 아이 메이크업 커버 중심으로 블로그를 하고 있었어요. 그 때 많은 분들이 영상으로 보고싶다고 요청하시더라고요. 사무직이 나와 잘 맞지 않다고 느낀 찰나였어요. 충동적으로 적금 깨서 장비를 사서 크리에이터를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죠. 솔직히 처음부터 전업으로 시작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지금은 유튜버가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 손 안벌리고 이름을 알려보겠다고 딱 2년만 기다려달라고 설득했어요. 그래서 방 한구석에 조명 키고 저만의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시작하게 된거죠."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덕분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포토샵 등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었고 영상 편집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첫 콘텐츠를 올릴 때 촬영까지 다 끝내놓고 영상 편집하는 법을 보기 시작했어요. 다른 유튜버 영상을 참고하고 머릿 속으로 상상하던 걸 시뮬레이션 하며 저만의 편집스타일을 찾았어요. 첫 영상부터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를 하기 전, 지극히 보통의 삶을 살고 있던 코코초. 한 번도 충동적인 선택을 해본 적이 없었던 그는 자신의 말을 책임져야 했다. 이에 유튜브 채널을 오픈 한 후 2년 동안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에 매진했다. 일을 하면 할 수록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것을 피부로 체감했고 틀린 선택이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까지 딱 2년 걸렸어요. 그 동안은 회사를 다니며 모아놓은 돈으로 생활하며 오로지 영상을 만드는 일을 고민했어요. A부터 Z까지 제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히 흥미로운 작업이었어요. 회사를 다닐 땐 클라이언트 요구에만 맞춰왔거든요. 당시에는 '내가 이러려고 시각디자인을 전공한게 아닌데'란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크리에이터가 된 후는 '내가 이걸 하려고 시각디자인을 배웠구나'란 희열감을 느껴요."
그는, 초반에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 위주로 업로드 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 권태와 한계를 느꼈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뷰티란 카테고리 안에서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함을 깨달았지만, 당시에는 마음 고생을 했다고 털어놨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좋아하는 것만 올려서는 살아남기 힘들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유튜브 채널이 저의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해서 욕심과 강박이 있었어요. 그걸 내려놓는 과정이 어렵더라고요. 내가 생각하는게 무조건 잘 될 수 없다라는 걸 인정해야 했으니까요. 봐주시는 분들의 의견도 수용해야 오래갈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시간이 조금 길었죠."
커버 메이크업의 침체를 느낀 후 코코초는 일반인들도 가볍게 따라할 수 있는 메이크업을 소개하기 위해 다시 하얀 도화지가 되기로 했다.
"제가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라 실력적으로 무시를 당하고 싶지 않아서 눈썹 그리는 것부터 기본적인 메이크업을 다시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 지원해 공부도 했고요. 당시 아카데미에서 2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인원을 모집했는데 뷰티 유튜버 경력도 인정해주시더라고요. 그 때 현역에 있는 경력자 분들과 겨뤄서 좋은 성적으로 수료했어요. 이런 식으로 배울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배우고 영상에 대입시키려 노력했어요."
코코초의 콘텐츠 중 인기가 높은 건 '태연&레드벨벳 아이돌 속눈썹 연출하는 방법'이다. 이 콘텐츠는 323만명이 봤다. 이후에도 속눈썹을 강조한 메이크업 방법을 다룬 영상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크업 샵 원장님 몇 분만 하던 비법이었는데 제가 올리고 나서 많이 알려졌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아이돌 멤버들도 그 메이크업 방법을 많이 쓰고 있어요."
코코초는 단 한 번도 크리에이터가 된 일을 후회하지 않았다. 크리에이터를 하며 창작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만나며 한정적이었던 자신의 세계가 한층 확장됐다고 전했다.
"다른 크리에이터 분들과 교류하면 얻는 정보가 굉장히 많아요. 제가 만약에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만나보지 못했을 사람들과 인연이 생기는 것도 즐겁고 기쁘고요. 대화를 하다보니 일에 대한 생각의 폭도 넓어지더라고요. 이래서 어른들이 사람과 사회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구나를 많이 느껴요."
어려서부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사실 아이돌 그룹의 비주얼 디렉터를 꿈꿨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종사자의 고충을 전해듣고 자신과 타협해 선택한 직업이 웹디자이너였다. 크리에이터가 된 지금, 뷰티와 엔터테인먼트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꿈꾼다.
"지난해 이사배님이 프로젝트로 음원도 내고 음악방송에 단발성으로 출연하기도 했잖아요. 그걸 보고 직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구나를 피부로 느꼈어요. 저도 컬래버레이션으로 광고를 뮤직비디오처럼 찍어보고 싶어요. 제 버킷리스트 1순위입니다."
코코초와 조하영으로의 목표를 정확하게 분리했다. 정체성은 같지만 지향점을 다르게 둬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자신이 한계를 단정짓지 않고 할 수 있는 순간에 집중해 하나씩 이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인간 조하영은 정샘물 원장님처럼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리고 브랜드도 만들고 싶어요. 최종적으로는 아카데미를 오픈하고 싶고요. 지금도 경험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메이크업 출장을 가끔 나가는데, 스타일을 디렉팅하거나 큰 그림을 만드는 일이 재미있더라고요. 코코초로는 조금 더 유명해지면 좋겠어요. 포니님이나 이사배님처럼요. 조하영으로서는 사업적인 영역으로 나서고 싶고, 코코초로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영향력이 확고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적인 부분에선 방향과 드러내고자 하는 바가 다르지만 나라는 사람 자체의 성향은 그대로 가져가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