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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김명민, 다시 쓰는 인생 캐릭터


입력 2021.06.03 14:07 수정 2021.06.03 14:0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김명민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캐릭터에 완벽 몰입한 모습으로 '김명민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또 하나의 캐릭터를 남겼다.


지난 4월 진행된 '로스쿨' 제작발표회 당시 김석윤 PD는 "이 작품의 출발 자체가 김명민이었다. 왜 김명민이어야 했는지 방송을 보시면 바로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로스쿨'의 양종훈은 복잡하고, 또 어려운 캐릭터다. 언뜻 냉혈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순수한 정의감으로 가득한 이중적인 면모를 가졌다. 아이러니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이기에 자칫 디테일을 놓치면 캐릭터가 산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를 거치며 매력적인 독설가 캐릭터를 남겨 온 김명민은 이번에도 연기력만으로 캐릭터의 매력도를 한층 높였다. 겉으로는 딱딱하지만, 가끔 속에 담긴 진심을 드러내는 찰나의 순간들을 디테일하게 잡아내며 캐릭터에 현실감을 불어넣고 있다.


대부분이 대사로, 그것도 어려운 법률 용어로 진행이 되는 법정씬에서는 김명민의 진가가 더욱 확실하게 드러난다. 다소 어려운 법률 용어들을 완벽한 발성으로 전달하는 것은 기본이며, 롱테이크로 진행되는 씬에서도 적절한 완급 조절로 보는 이들을 집중하게 한다. 엄청난 분량의 대사가 몰려 있어 자칫 잘못하면 지루함을 유발할 수도 있었지만, 특유의 노련미로 보는 이들을 몰입케 한다.


ⓒJTBC

'불멸의 이순신'부터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 수많은 명작들에서 인생 캐릭터들을 남긴 김명민이지만, 최근 활약만 놓고 보면 과거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있었다.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 '판도라', '하루', 'VIP. '조선명탐정' 시리즈, 최근 '물괴'와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 이르기까지, 최근 연이어 영화에 도전을 했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오락 영화로서 무난한 족적을 남긴 것을 제외하면 성적 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남기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오랜만에 복귀한 드라마에서 다시금 저력을 보여주며 반등에 성공한 김명민이다. 흉내 내는 연기가 아닌, 캐릭터에 체화된 메소드 연기를 펼치는 김명민의 진가가 바로 여기서 드러난 셈이다. 언뜻 비현실적인 캐릭터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개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현실성까지 불어넣은 것은 완벽하게 양종훈이 된 김명민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인생에 길이 남을 만큼 훌륭하게 연기한 캐릭터를 뜻하는 인생 캐릭터는 하나만 남겨도 배우에게 성공일 것이다. 그러나 꾸준히 새로운 인생캐를 남기며 대중들을 늘 궁금하게 하는 김명민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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