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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석열, '無캠프' 구상…"정당 공조직으로 선거 치른다"


입력 2021.06.04 02:37 수정 2021.06.04 06:11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尹측 "국민의힘 합류해 정당의 공식 조직 이용할 것"

실무 인력 최소화…"사조직 캠프는 측근 비리의 시작" 우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자료사진) ⓒ데일리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소규모 실무지원팀을 꾸려 대선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윤 전 총장 지인들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조만간 공보와 일정 수행 등의 역할을 할 5~6명의 인력으로 공개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캠프를 구성하며 걸음을 떼기 시작한 여타 대선 주자들과는 달리 극소수의 인원으로 행보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윤 전 총장은 "정당을 기반으로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당의 공식 자원을 이용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조직이 아니라 입당 후 당의 공조직을 이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실무 인력의 최소화는 국민의힘 입당을 염두에 둔 셈이다. 윤 전 총장이 거대 캠프를 구성한 뒤 입당을 선택할 경우 기존 시스템과의 마찰음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거 준비 과정에서 가장 어렵다는 돈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공식 선거운동에 앞서 대규모 캠프를 갖추려면 사람을 불러 모으고 사무실을 마련해야 하는 등 막대한 돈이 필요하지만, 조직을 최소화하면 금전적 부담에서 벗어나게 된다.


윤 전 총장측 관계자는 이같은 윤 전 총장의 생각이 "권력형 비리를 다룬 특수부 검사의 오랜 경험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권력형 비리는 사적인 인연이 개입된 캠프 안에서 시작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조직으로 대선을 치르려고 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문법' 따르지 않는다…尹 '캠프=측근비리 시작' 우려


대선 때마다 구태로 지적 받는 '여의도 줄서기' 현상 역시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3월 공직을 사퇴한 윤 전 총장에 대해 "앞으로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 잘 고르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했다. 정당 공조직을 기반으로 하면 그만큼 인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그간 유력 대선주자들에게 대선 본선을 위한 베이스캠프 성격의 사조직은 필수적이었다. 현재 거론되는 여야 유력 주자들도 대부분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등에서 캠프를 운용하고 있다. 대선후보 지지율과 캠프 규모가 비례하는 게 보통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광흥창팀'을 꾸렸고, 멤버 대부분이 그대로 청와대로 입성했다. 역대 대선 캠프에선 권력암투가 벌어지거나 완장을 찬 실세들이 각종 불법과 비위 의혹에 휩싸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야권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이 사조직 캠프 없이 본선 무대에 오를 경우 '획기적인 도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도 선거전의 필수 항목으로 꼽히는 캠프 없이 극소수의 인력으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윤 전 총장의 행보도 전형적인 여의도 문법에 갇혀있지 않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국민의힘 권성동‧정진석‧윤희숙 의원과 '중계자' 없이 직접 만나자고 연락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이 손을 내민 권·정 의원은 당내 핵심 중진 의원으로 예전부터 친분을 이어온 사이이고, 윤 의원은 경제전문가 출신 초선 의원으로 윤 전 총장이 "이상적인 정치인"으로 언급했다는 인물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새정치'라는 키워드는 민주당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는데, 이번 대선에선 우리가 선점하고 있다"면서 "윤 전 총장도 지금 여의도에 거세게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느끼고 이에 호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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