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원승연 교수, 금감원 내부 반발로 전면 재검토
김근익 내부승진 가능성↑, 박영석 자본연 원장 급부상
금융감독원장 인선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 후보군에 대한 금융감독원 내부 반발이 거세지면서 청와대가 후보군 전면 재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청와대는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 출신을 선임하려고 했는데 내부 반발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봉착했다. 이에 금감원 내부 승진이거나 임기 만료를 앞둔 새로운 인물이 급부상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가 금감원장 인선 재검토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 후보군으로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원장 대행)을 비롯해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다시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교수 출신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현직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장 인선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내정자가 정해지면 금융위원장 제청과 대통령 임명 절차를 밟는 방식인데 후보군부터 전면 재검토에 나서면서 아예 새로운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장 후보군으로 재부상하는 인물은 김근익 수석부원장이다. 지난달 초 윤석헌 원장이 퇴임한 후 한 달여 넘게 원장 대행 업무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대행이 금감원 내부를 수습하고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갈만한 최적의 인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상 정권 만료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을 금감원장으로 앉히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이 금융권에서의 지배적인 견해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 떠오르는 박영석 원장은 오는 11일에 자본시장연구원장 임기가 만료된다. 박 원장은 자본연 원장 취임 전에는 2000년부터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지내면서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 공자위원장, 증권학회장, 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금융권 전반에서 종횡무진하며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박 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 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판"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최근 자본시장 관련 분쟁이나 소비자보호 쟁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박 원장이 적당한 후보라는 설명이다.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도 행시 35회로 금감원장 후보에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 사무처장은 차관급에 속하며 금감원장 후보로도 무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김 처장은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금융서비국장,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 오는 금감원장이 금감원의 내부 이슈를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서는 업무에 정통하면서도 합리적인 사람이 와야할 것"이라며 "너무 오랜기간 동안 공석이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