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평균 상승률 1년간 41.3%↑, 1년 만에 꼴찌 탈출
“전세난과 서민들의 패닉바잉, 개발호재와 맞물려…당분간 상승세”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던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들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표적인 서민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노·도·강으로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37.5%을 보였다.
지난해 5월 도봉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089만8000원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2953만8000원으로 1년간 41.3%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도봉구는 지난해 5월에만 하더라도 25개 자치구 중에서 3.3㎡당 평균매매가격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다. 그러나 올해 5월에는 금천, 중랑, 강북, 은평구를 뛰어넘어 서울 아파트 가격 꼴찌 타이틀도 털어냈다.
이어 노원구는 지난 2020년 5월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2423만5000원이었지만, 올해 5월엔 3373만원으로 39.2% 상승했고, 강북구도 같은 기간 2181만7000원에서 2880만3000원으로 32.0%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실거래가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우성아파트2’ 전용면적 84.98㎡는 지난해 5월 3억5500만원(1층)에 매매됐지만, 올해 5월 5억7000만원(1층)에 매매돼 1년간 60.6% 오르고 2억1500만원 상승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현대그린’ 전용 84.99㎡도 1년 전 5월 4억5500만원(2층)에 매매됐으나, 올해 5월 7억3000만원(2층)에 거래돼 1년간 2억7500만원 오르고 60.4% 치솟았다.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SK북한산시티’ 전용 84.76㎡도 지난해 5월 5억9500만원(19층)에서 올해 5월 8억원(16층)에 실거래가 이뤄져 1년간 2억500만원 올랐고 34.5%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새 임대차법으로 촉발한 전세난과 서민들의 패닉바잉(공황구매), 각종 개발호재로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9년 정부가 발표한 12.16부동산 대책으로 9억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로 인해 9억원 이하들이 밀집한 노·도·강에 매수자들이 몰린데다, 임대차 3법으로 전세 매물이 품귀를 빚자 무리해서라도 내 집 마련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상승률이 개발 호재와 맞물려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도봉구 창동 개발과 광운대역세권 개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동북선 경전철 재추진 등과 함께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재건축, 도봉구 창동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중저가 아파트 키 맞추기도 있겠지만, 전세가격이 임대차법으로 급등하면서 수도권 외곽 신규 아파트 보다는 노·도·강 매매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라며 “강남권 보다는 강북권에 대한 개발 이슈가 끊임없이 있고, 노원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있지 않다보니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노·도·강은 서울 외곽에 위치해 주거선호도가 낮았지만, 교통호재도 교통망이 개선될 수 있는데다 전셋값도 치솟다 보니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