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2점차 리드 지키지 못하고 연장 접전 끝에 패배
올 시즌 KIA와 상대 전적서 3승 8패, 정규리그 1위 ‘빨간불’
승부처에서 고우석·함덕주·이정용 등 투수진 공백 드러나
지난해 29년 만에 프로야구 통합우승을 차지한 LG트윈스는 ‘왕조 구축’을 천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LG왕조’를 선언하며 통합 2연패를 다짐했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초반부터 조짐이 좋지는 않았다. 부동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미국으로 떠났고, 좌완 필승조 함덕주의 부상, 여기에 지난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활약했던 이정용의 군 입대까지, LG가 자랑하는 필승조가 그 위력을 잃었다.
특히 후반기 첫 일정이었던 선두 KIA와의 맞대결에서 연패는 LG에 적지 않은 타격을 안겼다.
LG는 올 시즌 전반기를 2위로 마감했다. 선두 KIA와는 3.5경기차. 후반기 첫 맞대결을 통해 승차를 줄이고 선두 경쟁에 불을 붙이려는 계획이었지만 2연패를 당하며 격차가 더 벌어졌다.
2경기 모두 아쉬움이 큰 경기였다. 지난 9일 맞대결에서는 2-5로 추격에 나선 6회, 김도영을 거르고 최형우를 선택했다가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자동 고의4구로 만루를 채운 뒤 좌완 불펜 이상영을 올려 최형우를 상대했지만 통한의 그랜드슬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좌완 필승조 함덕주의 공백이 여실히 느껴진 장면이다.
10일 경기에서는 한 때 퇴출 위기로 내몰렸던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가 7.1이닝 동안 2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생투를 펼쳤지만 2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LG는 2-0으로 앞선 9회 마무리 유영찬을 올렸지만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연장전에서 백승현이 무너지며 2-5로 역전패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KIA와 승차가 5.5경기까지 벌어졌고, 순위도 공동 3위로 밀려났다.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나 KIA의 기세를 감안하면 쉽게 좁혀지기 어려운 격차이기도 하다.
여기에 후반기 2연패로 LG는 올 시즌 KIA와 상대 전적에서 3승 8패까지 밀리게 됐다. 한국시리즈 직행이 쉽지 않아 보이는 가운데 만약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친다면 올 시즌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KIA를 넘기가 버거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