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모인 선거자금, 해리스만 사용 가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미 민주당 대의원 수의 절반이 넘는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유력 예비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있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해리스 캠프에 가세하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후 크게 휘청일 줄 알았던 민주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중심으로 다시 힘을 합치는 분위기다.
NYT는 이런 민주당의 분위기가 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차하면서 민주당에 모인 선거자금을 해리스 부통령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민주당에 모인 선거 자금은 총 2억 4000만 달러(약 3340억원)이다. NYT는 현 미국 선거 자금법상 이 돈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만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민주당이 선거 자금을 후원 받은 계좌에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이 함께 등록됐다"며 "따라서 이 자금을 선거에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후보는 현재 해리스 부통령 뿐"이라고 전했다.
다른 후보가 이 돈을 사용하려면 해당 자금을 기부자들에게 모두 환불한 뒤 다시 받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민주당 인사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대권 주자로 밀고 있다는 해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사상 처음 있는 상황에 마주한 민주당은 선거자금 운용과 관련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며 “이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