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여당에 뒤쳐지는 상황 돌아봐야"
金, 폭탄 발언에 일부 강성 당원 항의·고성
'산은 부산 이전' 문제, 지역구 김민석 직격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개딸'(개혁의 딸)들이 민주당을 점령했다고 말했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출한 영남에서 민주당 현역 실세인 이재명 후보와 그의 강성 지지층을 작심 비판한 것이다. 분개한 당원들은 욕설과 비방으로 응수했다.
김두관 후보는 27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광역시당 합동연설회에서 "우리는 사악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고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자는 염원으로 이 자리에 모인 것인데 당내 소수 강경 개딸들이 우리 당을 점령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일부 강성 당원들은 김두관 후보를 향해 야유와 욕설을 퍼부으며 고성이 난무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에 주눅들지 않고 "어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11%p 적게 나왔다"며 "이렇게 해서 (민주당이)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돌아봐야 한다"고 작심한 듯 끝까지 발언했다.
부산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도 거론하며 이재명 지도부 체제를 비판했다. 김두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다시 대표로 뽑히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당당하게 물어야 한다"며 "최고위원 후보로 나온 김민석 후보에게도 물어야 한다. 지금 산업은행이 김민석 후보의 지역구(서울 영등포을)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석 후보가 당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되자 마자 산업은행 부산 이전 안 된다고 했다. 지역구 의원으로 산업은행 지키려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산업은행에서 노조에게 용역을 줘 '부산으로 옮기면 10년 동안 13조원의 손실을 본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아마 주문된 용역 같다"고 주장했. 산업은행이 용역을 맡긴 과정에서 김민석 후보의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강성 지지층과 함께 김두관 후보에 정면 반발한 이는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였다. 김민석 후보는 최고위원 정견발표에서 "김두관 후보가 말씀 주셨기에 간단히 말씀 드린다. 이재명 후보는 정말 치열하게 노력했다는 것을 알고 비판하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저들(정부·여당)의 프레임에 휘둘리진 말자"며 "(그렇게 되면) 당을 비판하고 지도부를 비판하고 당원을 개딸을 비하하고 사당화라고 잘못 비판하게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합동연설회에 앞서 이날 발표된 울산지역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결과, 이 후보는 4940표를 얻어 득표율 90.56%를 기록했다. 김두관 후보는 441표를 획득해 득표율 8.08%로 집계됐다. 김지수 후보는 74표를 얻어 1.36%를 기록했다. 김민석 후보는 최고위원 중 1위로 집계됐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부산 합동연설회 인사말에서 "부산은 민주당의 노무현, 문재인 두 대통령을 낳고 키워낸 자랑스러운 도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