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맹비난에도 "상황 예단치 않을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정부의 수해 복구 지원 제안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지만, 통일부는 북측의 공식적인 응답은 없었다며 여전히 지원 제의 수락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병삼 대변인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우리의 수재 지원 제안에 대한 공식적인 응답은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 1일 북한 이재민들에게 구호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연락을 취했다. 이에 김정은 위원장은 수해 구호물자 지원에 호응하지 않고, 남측 언론의 인명 피해 추산 보도를 언급하며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적들의 쓰레기 언론들은 우리 피해 지역의 인명피해가 1000명 또는 1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구조 임무 수행 중 여러 대의 직승기(헬리콥터)들이 추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날조된 여론을 전파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모략선전에 집착하는 서울것들의 음흉한 목적은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재해복구나 인민생활을 위해 국방을 포기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국방을 위해 인민생활을 덜 관심 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 측의 수해 지원 제안에 대한 극도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는 매일 아침 9시, 오후 5시 북한에 접촉을 계속 시도 중이다. 구 대변인은 "우리 측이 진정성을 갖고 제의한 만큼 이에 긍정적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새로 생산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국경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데에는 관계기관과 함께 북한의 무기 생산 과정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이와 관련해 통일부 차원에서 별도로 분석하거나 평가할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구 대변인은 "우리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북한이 불법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그것으로써 직접 우리 대한민국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정부는 동맹과 함께 협력해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