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당시 다정했던 남편이 결혼 후 돌변해 아이가 보는 앞에서도 폭력을 행사한다는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의 이 같은 폭력 행위 때문에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는 결혼 15년 차 A씨의 일화가 소개됐다.
A씨는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 때 당시 복학생이던 남편을 처음 만났다"며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착실하게 취업을 준비해 대기업에 입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편은 매일 퇴근하고 내 회사에 찾아와 집까지 데려다줬다"며 "(연애 당시 남편이)오늘 하루도 고생했다, 가방 이리 줘. 이런 건 힘센 남자가 해야지, 여자는 보호받으면 되는 거야"라며 자신을 아껴줬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 후 남편의 태도는 달라졌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의 독단적인 태도는 점점 심해졌다. 이사를 하는 문제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남편이 결정했다"며 "어떤 때는 남편을 직장 상사로 둔 기분이 들었고, 어떤 때는 식모가 된 것만 같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말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목마르다. 물 좀 떠 와"라고 하자 A씨는 "내가 몸종이라도 되냐. 냉장고에 물통 있으니 따라 먹어라"라고 했다.
이에 남편은 "알았다. 내가 떠오지 뭐. 그럼 어깨 좀 주물러봐. 잠을 잘못 잤나. 고개가 안 돌아간다"라며 A씨에게 안마를 부탁했다. A씨가 "싫다"고 하자, 남편은 A씨에게 손찌검을 했다고 한다. 남편은 "어딜 감히 여자가 남편한테 싫다는 말을 두 번이나 하냐"면서 등을 후려쳤다고.
놀란 A씨는 "사실 아프진 않았지만 당황스러운 일을 겪은 건 처음이라 경황이 없었다"며 "그런데 남편의 폭행은 띄엄띄엄 이어졌고, 이후 점점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하루는 일을 덜 마친 A씨가 밥을 먼저 먹으라고 하자 남편은 "혼자 밥 먹게 내버려두냐. 아내의 도리를 모른다. 나 혼자 밥 먹게 하려고 결혼했나. 이럴 거면 회사 때려치워"라면서 막무가내로 A씨의 컴퓨터를 껐다. 이와 함께 A씨 이마를 몇 번이나 쥐어박으며 "봐주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A씨는 "그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자리에 딸도 있었다. 시부모님께 모두 말했다"며 "시어머니는 나이 들어서 기력 떨어지면 안 그럴 거라면서 딸을 봐서라도 봐주라고 하시더라. 그러고 싶은데 날이 갈수록 폭력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또 얼마 전에는 남편이 보고 있는 TV 채널을 마음대로 돌렸다고 A씨의 목을 조르기까지 했다고. A씨는 "딸에게 험한 꼴을 보여주게 될까 봐 너무 무섭다"며 "얼른 이 관계를 정리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남편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는 거 같다"며 "그래서 더 화가 나고 분하다. 고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검색해 보니까 증거가 필요하다는데 그런 걸 모을 생각을 못 했다. 아무것도 없는데 어떡하나"며 조언을 구했다.
조인섭 변호사는 "특별히 모아놓은 증거가 없다면 형사고소를 하더라도 처벌이 될 가능성이 낮다"며 "하지만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분이라면 다시 폭행할 수 있을 텐데 그때 경찰에 신고하거나 동영상 촬영 또는 당시 상황 녹음을 통해 남편의 폭력 행위를 증명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폭행 피해와 관련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온라인으로 대화를 한 내용이 있거나 주변 지인들의 진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를 활용해서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 행위에 대한 입증을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