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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콘텐츠 산업에 대처하는 CJ ENM의 자세 [29th BIFF]


입력 2024.10.04 12:26 수정 2024.10.04 14:06        (부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변한 소비자 니즈 분석

제작비 절감·새 수익모델 고민 등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시선 이어져

CJ ENM이 빠르게 변하는 콘텐츠 산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4일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 2관에서 열린 2024 CJ 무비 포럼(MOVIE FORUM)에 참석한 CJ ENM 윤상현 대표는 "CJ ENM이 앞으로 (콘텐츠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과 기대가 공존할 것이라고 여긴다. 우리의 고민과 의지를 담아 (이 자리를) 마련했다. 창작자들을 비롯해 영화 업계 관계자들 모두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작은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이번 포럼의 의미를 짚었다.


윤 대표는 "환경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OTT가 극장을 대체하는 흐름도 포착이 되고, 숏폼과 같은 대체 수단도 등장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을 2시간 넘게 가둬 놓는 게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제작 비용이 급등을 하면서 많은 콘텐츠 회사들, 플랫폼 회사들이 좀 더 수익화에 신경을 쓰는 상황도 목격하게 된다"고 콘텐츠 산업의 현재를 짚었다.


그러면서 "AI 기반으로 영상을 서포트해주는 상황도 등장하는데, 그것이 얼마나 완성도를 업그레이드시키고, 또 급등하는 제작비를 줄여줄 수 있을지 기대도 된다. 그러나 웰메이드 콘텐츠가 결국 글로벌 관객들을 사로잡는 일은 계속해서 목격이 되고 있다", "우리는 다시금 콘텐츠의 기본기에 충실하고자 한다. IP 경쟁력을 글로벌로 전파해 문화 산업 생태계를 이끄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IP 확보는 물론, 선진적인 시스템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고민이 담겼다. 먼저 세션1에서 CJ CGV 국내사업본부장 조진호, 티빙 민선홍 COO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콘텐츠의 비밀'을 파헤쳤다.


조 본부장은 '시성비', '서브컬처의 진화', '다양성과 상생'을 소비 트렌드로 꼽았다. 그는 "작지만 확실한 재미를 뜻하는 '소확잼' 문화도 확산됐다"며 "평점을 확인하고 보는, 늦게 보기 시작하는 관객들이 늘어났다. 장기 상영 콘텐츠도 증가했다"고 관객들의 성향을 분석했다.


영화 등을 짧게 요약해 제공하는 패스트 무비 시청 경험률도 높지만, 러닝타임은 과거 대비 길어졌다고. 그는 "패스트 무비 시청 경험율은 높지만, 러닝타임은 과거 대비 길어졌다. 무려 2시간 30분이 넘는 영화 편수는 코로나19 이전 9편에서 지금은 20편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흥행 영화 중 짧은 러닝타임으로 승부를 본 작품도 많았다며, '확실한'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J ENM 윤상현 대표이사ⓒ

애니메이션과 중소형 아트 무비의 흥행은 물론, 드라마 또는 스낵 무비가 상영이 되는 등 새로운 니즈를 반영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조 본부장은 지난해 흥행한 '엘리멘탈', '스즈메의 문단속'을 비롯해 올해 주목을 받은 '인사이드 아웃2', '사랑의 하츄핑'을 예시로 들며 애니메이션 장르가 메인 장르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조 본부장은 "시장과 관객의 변화는 확실하다. 이에 따라 콘텐츠, 극장까지 트렌드 변화에 대응을 해야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 COO는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의 다양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은 로맨스 장르가 인기가 있었다면 오리지널 시리즈는 공포, 판타지와 같은 장르가 인기가 있었다. 그런데 톱 20 장르를 보면, 고루 분포가 돼 있다. 결국 OTT는 방송과의 차별화를 통해 신선하고 독보적인 소재를 만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다양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부장 서장호, CJ CGV 경영혁신실장 이동현, 티빙 대표 최주희, 스튜디오드래곤 대표 장경익은 콘텐츠 산업 리부트를 위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들은 드라마, 영화, OTT 모두 상황이 어렵다며 이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함께 고민 중이라고 현실을 짚었다. 서 부장은 "제작비는 코로나19 이전보다 2배가 올랐다.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 판매는 하락하고 있다. 따라서 드라마 수익성이 달라졌다. CJ ENM은 물론 지상파를 포함해 편성을 확정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해외 판매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진 않다. 어려움이 빠르게 개선이 되기는 힘들 것 같다. 이 부분은 전 세계가 고민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제작비를 절감하고, 새 수익모델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제작비 절감은 필요하지만, 무작정 낮출 수는 없다. 블록버스터가 산업을 견인할 때도 있다. 불필요하거나 부당하게 부풀려진 부분을 찾아 최적화해야 한다는 말이다.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서 수익성을 개선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스튜디오 드래곤에서는 전 프로덕션 과정에서 예산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 전문가를 배치해 장르별, 사이즈별로 그 예산이 적합한 가를 판단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어느 정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이 위기를 타파하는 유일한 대안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우리가 어떤 방법을 찾기 전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여긴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AI를 비롯한 기술들을 제작 과정에 녹여낼 수 있을지, 어떻게 제작비를 효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제작비보다는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드는데 플랫폼이 고민하고 일조해야 한다고 여긴다. 어떻게 하면 제작사와 이 시장을 성장시켜서 작품 하나하나의 가치를 어떻게 올릴지 고민해야 한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장 대표는 현재 글로벌 파트너들과 작품을 준비 중이라며 "새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글로벌 진출은 자연스럽게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조만간 결실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부장은 "과거보다 한국 콘텐츠를 향한 인지도가 생긴 것을 느낀다. 그런데 다양한 언어로 더빙하고, 마케팅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을 우리만 감당하긴 쉽지 않다. 콘진원 같은 기관과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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