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회피' 의혹 노소영, 끝내 국감 불출석...법사위 "재출석 요구한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SK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끝내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노소영 관장이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해 "노소영 증인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노소영, 노재헌 증인 모두 다른 날짜에 재출석 요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노 관장과 노 관장의 동생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등을 법무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노태우 비자금'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노 관장 남매는 국회의 연락을 회피하며 출석하지 않았다.

법사위는 이날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까지도 노 관장 남매가 출석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재출석 요구로 가닥을 잡았다.

이날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노소영 증인에 대해 법사위에서 증인으로 부르려는 이유가 노태우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노소영 증인은 온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혼 사건의 한 당사자이고, 확정이 안 된 재판을 진행 중인 당사자인데, 과연 법사위에서 증인으로 불러서 국정감사를 하는 것이 맞는지 법사위 의원들이 숙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곽 의원은 "국정 감사에 출석해서 질문 받고 대답하는 게 민사소송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운데, 일방 당사자만 강제하는 것이 맞는지 다시 한번 숙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전히 비자금에 대한 의혹이 큰 만큼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두사람의 이혼 소송이 단순히 재산분할의 문제가 아니라 5공 세력들의 정치 비자금이 은닉되고 상속되는 과정의 문제고, 법원의 판결문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의원은 "메모가 어떻게 증거 능력을 갖추고 채택됐는지 여부를 포함해서 여러 조세포탈 혐의까지 모두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질의 통해서 내용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미 증인으로 채택 됐는데,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지 않았다"면서 "재출석 사유서를 우선 보내고 그 이후에도 불출석 사유서에 사정을 보내온다면 양 간사가 협의해서 채택할지 제외할 지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